보상 격차 갈등 확산…삼성전자 DX노조, 7000명 대규모 집회
이재용 회장 자택, 한남동 집회 확대 예고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노동조합이 반도체(DS) 부문과의 보상 격차에 반발해 출범 이후 최대 규모 집회를 열었다. 지난 5월 임금 협약이 체결됐지만 성과급 격차에 대한 DX 부문의 반발은 '검은 옷 출근' 캠페인과 경영진 면담을 거쳐 대규모 집회로 번졌다. 노조는 사측이 응답하지 않으면 서초와 한남으로 집회를 확대하겠다고 예고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DX 중심 노조)은 이날 오후 5시30분 수원사업장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1시간 뒤 자진 해산했다. 주최 측 추산 약 7000명이 참석했다. 노조 출범 이후 최대 규모로 당초 노조가 예상한 3000명의 두 배가 넘는 인원이다. 참가자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같은 회사 같은 권리', '대답없는 TM(노태문 DX부문장) 아웃' 등의 피켓을 들었다.
노조는 ▲DX 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수준의 보상안 마련 ▲2027년 성과급 재원 사전 확보 및 규모 공개 ▲2026년 임금교섭 전면 백지화와 재교섭을 요구했다.
구정환 동행노조 사무국장은 "회사가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DX 부문은 보상에서 소외됐다"며 "정당한 보상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집회에서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삼성전자가 초일류 기업이 되는 날 그 열매와 보람을 임직원과 함께 나누겠다"고 말한 과거 영상이 상영됐다. 참가자들은 영상이 끝나자 "회장님의 약속 지금 지켜라"는 구호를 외쳤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지급액은 사업부 실적에 연동되고 있으며 업계는 메모리사업부 직원의 경우 1인당 최대 6억원 수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DX 부문 직원에게는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가 지급됐다. 지급 시점 주가 기준으로는 약 700만원 수준이다.
DX 부문 직원들의 반발은 지난달부터 이어져 왔다. 직원들은 6월부터 성과급 격차에 항의하는 의미로 검은 옷을 입고 출근하는 단체 행동을 벌였고 7월에는 매주 화요일을 '블랙데이'로 정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동행노조는 지난달 23일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과 면담을 갖고 DX 부문의 상대적 박탈감을 전달하기도 했다.
보상 격차는 노조 지형도 바꾸고 있다. 동행노조 조합원은 5월 말 2600여명에서 이날 기준 2만8877명으로 늘었다. DX 전체 인력의 절반을 넘는다. 과반 노조였던 초기업노조는 DX 직원 이탈로 조합원이 줄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호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수원지부장은 동행노조와의 연대를 시사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재교섭 요구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사는 지난 5월 27일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했고 체결을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노조 요구대로 자사주 1000주를 지급하려면 약 4934만주, 13조7000억원이 필요하다는 추산도 있다.
한편, 동행노조는 사측이 응답하지 않으면 서초사옥과 이재용 회장 자택이 있는 한남동으로 집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