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라” 대통령까지 나선 ‘주가누르기 방지법’, 옥석가리기 ‘시동’…수혜주 뭐있나 [투자360]
ROE·배당성향 등 적용하니 재평가 후보 14개사로 압축
“저PBR보다 수익성·주주환원 여력이 관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재경부·기획예산처·국세청·금융위원회·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6/ned/20260716211151494nuuz.jpg)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주가누르기 방지법(상속·증여세법 개정안)’ 통과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한 가운데, 해당 법안의 기준으로 거론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미만 기업이 국내 상장사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권가는 모든 저PBR 기업이 아니라 수익성과 주주환원 여력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718개 가운데 PBR 0.8배 미만 기업은 1291개로 전체의 47.5%를 차지했다.
PB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PBR이 1배라면 시장이 기업가치를 순자산만큼 인정한다는 의미이며, 0.8배는 순자산보다 20% 낮게, 0.5배는 절반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국회에는 PBR 0.8배 미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으며, 정부도 이달 말 세제개편안을 통해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증권가는 PBR 수치만으로는 실제 수혜 기업을 가려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모든 저PBR 기업이 아니라 업황과 펀더멘털을 함께 고려해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누르기 방지법의 실질적 효과는 모든 저PBR 기업에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철강·화학·유통 업종은 업황 부진과 낮은 수익성에 따른 펀더멘털 할인 영역에 있어 단순한 제도 변화만으로는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PBR 1배 미만, ROE 5% 이상, 최대주주 지분율 20% 이상, 순현금 보유, 배당성향 40% 미만을 기준으로 한국앤컴퍼니와 코리안리, 현대그린푸드, 영원무역, DB손해보험 등 19개 기업을 수혜 가능 기업군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추가로, 국회 발의된 법안(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기준인 PBR 0.8배 미만, 최근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에서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는 ROE 10%,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조건을 적용하면 후보군은 14개사로 압축된다. 이 경우 한국전력과 KCC, 코리안리, 영원무역홀딩스, SK가스, 다우기술, 동원산업, 대웅, 쿠쿠홀딩스, 지역난방공사, 다우데이타, 솔브레인홀딩스, 현대그린푸드, F&F홀딩스 등이 포함된다.
이들 기업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 입법이 잘 안되고 지연되고 있다”며 “어떻게든지 협조를 얻어 속도를 내도록 하라. 자본시장 정상화·선진화는 매우 중요한 국가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상속·증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 유인을 차단하기 위해 상장주식 평가방식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속·증여일 전후 각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상장주식 가치를 평가한다. 이 때문에 주가가 낮을수록 상속·증여세 부담도 줄어들어, 경영권 승계를 앞둔 대주주가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유인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회에도 관련 법안들이 잇달아 발의됐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PBR 0.8배 미만 상장사의 대주주가 상속·증여를 할 경우 시가 대신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반영해 과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현정·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일정 기간 저PBR 상태가 지속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의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무법인 세종은 “주권상장법인은 법안 통과 여부를 주시하면서 PBR과 ROE 수준을 관리하고 배당, 자기주식 정책, IR 활동 등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저PBR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최대주주의 승계 또는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세무상 영향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 공시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ROE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종목군 가운데 현금이나 자산을 많이 보유한 지주사 및 오너 기업이 주가 재평가 측면에서 수혜를 받을 전망”이라며 “주가누르기 방지법 시행으로 이들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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