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 잠그고 단 1명만…투표함 빼가자 '방치' (풀영상)

손형안 기자, 하정연 기자, 고정현 기자 2026. 7. 1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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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부실 선거 관리의 상징적 장소가 된 곳이 바로 서울 잠실 7동 2투표소입니다. 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됐고, 밤 10시까지 투표 시간이 연장되는 부끄럽고도 참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곳에서 촉발된 시민들의 항의는 올림픽공원 시위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 3일부터 10일까지 당시의 혼란이 기록된 67시간 분량의 투표소 CCTV를 저희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먼저 손형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손형안 기자>

6·3 지방선거 당일 서울 송파 잠실7동 2투표소 내부 CCTV 영상입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오후 2시 33분쯤 드러난 이상 징후, 남은 투표용지가 500장도 안 된다는 보고가 이뤄진 시점입니다.

다만 추가 용지 송부 요청만 있었을 뿐 직원들의 분주함은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다 투표 종료 1시간 반밖에 안 남은 오후 4시 30분이 지나고, 다급해진 직원들이 전화를 걸고 유권자들에게 설명을 하더니 오후 4시 46분 투표가 중단됩니다.

직원들은 수기 작성이 필요하다는 듯 몸짓을 하고 대기표도 배부하지만, 항의하는 시민은 늘어나며 혼란이 커지자 경찰이 현장에 출동합니다.

대기 줄이 무너지면서 직원들이 질서유지선을 들고 급하게 나오고, 오후 5시 38분, 한 남성이 추가 투표용지가 든 걸로 보이는 종이봉투를 들고 뛰어옵니다.

당초 선관위는 53분간 투표가 중단됐고 오후 5시 39분에 재개했다고 밝혔지만, CCTV로 본 재개 시점은 투표 종료 1분 전인 오후 5시 59분으로 20분 차이가 있습니다.

당시 투표록에 따르면 1차 추가 용지 50장으론 역부족이었고, 시민들이 뒤엉켜 있는 가운데, 오후 6시쯤 비닐 봉투를 든 여성이 뛰어 들어옵니다.

2차 추가 용지로 기록된 200장으로 보입니다.

앞서 오후 4시 45분쯤 투표소를 찾은 한 할머니는 용지 부족에 투표를 할 수 없자 귀가하는 대신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뒤늦게 투표 재개가 됐지만, 긴 대기행렬에 줄서기를 포기하는 듯하더니 무려 1시간 20분이 지나서야 참정권 행사를 마무리하고 투표소를 힘겹게 떠났습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할 투표의 문턱이 고난의 장벽이 된 셈입니다.

이 CCTV 영상은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법원에 증거 보전 신청을 해 확보한 것으로, 2투표소의 확정 선거인수는 3천856명, 최초 배부 투표용지는 1천900장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하륭,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황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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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식 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6시 이후, 2 투표소 내부는 더욱 혼란했습니다. 밤 10시까지 투표가 연장됐지만, 항의하는 시민들이 몰리자 투표소 관계자가 출입문을 잠가버렸고, 결국 일부 유권자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그야말로 대혼란에 빠졌던 당시 상황이 CCTV에 고스란히 포착됐습니다.

이어서 하정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하정연 기자>

선거법상 투표 종료 시각인 저녁 6시 이후 잠실7동 2투표소의 혼란은 더 심해졌습니다.

투표소 밖에는 취재진과 항의하는 시민들이 모였고, 투표소 안을 가득 메운 유권자들 사이에선,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며 기다리는 모습도 보입니다.

임산부로 보이는 여성이 참정권을 행사하는 등 투표가 계속되는 가운데, 직원들은 오후 7시 3분, 일단 투표소 문을 닫습니다.

20여분 뒤엔 송파구 선거관리위원장의 선언으로 개표가 시작됐지만 내부에선 투표가 이어졌습니다.

적법성 논란을 빚는 대목입니다.

[조현욱/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장 : 투표 시간 연장 결정 부적정에 관해서…. 개표 개시 선언으로 개표를 진행하였는 바, 투표 시간이 연장되어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선관위가 '밤 10시까지 2투표소의 투표시간 연장' 발표를 한 8시 50분쯤, 항의 시민들이 늘자 직원들이 문을 막고 서있다가, 오후 9시 15분에 투표소 문을 잠궜습니다.

앞서 오후 6시까지 투표소에 도착해 대기표를 받았던 유권자만 문틈 사이로 선별한 겁니다.

[시민 : 대기표 있어야 해요? 왔다가 그냥 아까 가서. 다시 들어가서 할 수 없나요.]

다른 투표소에서 투표를 못하자 투표 연장 소식만 듣고 찾아온 유권자들도 있었습니다.

[시민 : 여기가 10시까지 한다고 해서 저희가 투표하러 다시 온 거거든요. 투표 가능하다고 해서 되는 줄 알고.]

밤 9시 28분쯤 얼굴은 가린 채 들어온 한 유권자는 투표를 마친 뒤 투표소 밖 인파를 피하려는 듯 뒷문으로 가보지만 여의치 않자 정문으로 빠져나갑니다.

CCTV 영상에서 투표소 문이 잠긴 뒤 투표한 시민은 단 1명이었습니다.

[김정철/개혁신당 최고위원 : 10시까지는 보장을 해준 줄 알았는데 그 전에 이미 문을 잠가버렸다는 거니까 저런데 어떻게 누가 들어가서 투표하겠어요. 중대한 참정권 침해 문제라고 생각하고.]

게다가 대기표를 받아간 175명 가운데 12명은 투표를 하지 않았는데, 투표소 진입조차 어려웠던 상황에 발길을 돌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입니다.

(영상취재 : 하륭, 영상편집 : 이승희, 디자인 : 최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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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 투표소의 혼란은 밤 10시, 투표가 끝난 뒤에도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선관위의 부실하고 안일했던 대처가 이때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경찰을 통해 투표함을 겨우 이송했지만, 투표소 문을 열어놔 남아 있던 선거 자료들이 시위 참가자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됐습니다.

고정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고정현 기자>

밤 10시 투표 종료 이후 누군가 뒷문으로 들어오려 하자 긴장감이 감도는 2투표소.

그런데 서울 잠실과 연관이 없는 황교안 당시 경기 평택을 후보에 이어, 부정선거 주장을 이어 온 박주현 변호사까지 투표소 내로 들어왔습니다.

선거관리 담당자들이 문을 열어준 건데, 투표 사무원 등을 제외하고 출입을 금하는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정철/개혁신당 최고위원 : 부정 선거론자인, 또 거기에다가 후보자 신분인 사람을 들여다 놓고 저렇게 촬영을 하게 하고.]

투표소 밖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에 막혀 투표함 반출이 무산된 지 23시간 뒤인 6월 4일 저녁 탈진한 직원 1명이 구급대에 실려 나갑니다.

그러다 6월 5일 오전 8시 50여 분쯤, 뒷문을 통해 경찰 기동대가 진입하고서야, 투표함을 밖으로 이송합니다.

그런데 13분 뒤 경찰이 투표소를 빠져나가자 곧장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내부로 밀려옵니다.

내보낸 투표함 외에 다른 용품이 그대로 있는데도 보관 장소의 문을 잠그지 않았고, 남아 있는 직원조차 없었던 겁니다.

내부에 있던 선거 관련 각종 자료들도 무방비 상태가 됐고, 약 42분 동안 사실상 투표소가 점거됐는데 CCTV 영상으로 전후 모습을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김정철/개혁신당 최고위원 : 경찰을 통해서 봉인을 하고, 저기 함부로 못 들어오게 잠가 놨어야죠. 선관위가 저 때도 얼마나 지금 이 사태가 심각한지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구나.]

6월 5일 오후 5시 34분 직원들이 투표소를 다시 찾아 남은 용품 정리에 나섰고, 6월 3일 선거 당일에도 반입됐던 138번이라고 적힌 갈색 큰 상자를 포함해 남은 집기물들을 모아 송파구 선관위로 이송했습니다.

20분 만에 투표소는 아파트 노인정으로 바뀝니다.

닷새 뒤인 6월 10일, 법원이 직접 투표용지 보관 상자 등 핵심 증거를 찾으려 현장검증에 나섰지만,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영상취재 : 하륭, 영상편집 : 윤태호, 그래픽 : 황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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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Q. CCTV 입수 경로는?

[고정현 기자 : 저희가 지난달 23일 잠실 4동 7투표소 CCTV 영상을 단독 보도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 부분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서울시장 후보였던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이 법원에 신청했던 증거 부정 신청이 인용되면서 공개된 영상입니다. 오늘 공개한 CCTV 영상은 모두 67시간 분량인데 국민의 참정권 훼손 사태가 그대로 담긴 기록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잠실 7동 유권자를 모아서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Q. 투표용지 부족사태 상징…CCTV 주요 증거?

[고정현 기자 : 맞습니다. 잠실 7동 2투표소는 투표 시간이 밤 10시까지로 연장된 유일한 장소입니다. 결정 과정을 놓고 절차를 제대로 지켰는지 또 다른 투표소와의 형평성 문제는 없는지 등의 논란이 큰 곳이기도 합니다. 선거 소청은 물론 수사와 법원 심리 등의 핵심 장소라고도 할 수 있는 이곳에서 실제 투표관리가 어떻게 이뤄졌고 선관위의 대처는 어땠는지 등을 시간대별 CCTV라는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할 수 있어서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앙선관위는 당시 투표가 53분간 중단됐다고 발표했지만 CCTV 영상을 확인해보면 20분 더 중단된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보이고요. 개표 이후에도 이어진 투표나 투표 연장 시간에 문을 잠그는 행동 등의 모습도 참정권 훼손이라는 비판이 가능해 보입니다. 선거 소청은 접수 60일 이내에 결론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선관위는 다음 달 중순쯤 답을 내놓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 SBS가 또다시 단독 보도했듯이 중앙선관위가 기각 지침이라는 이런 자료를 각 시도선관위에 보낸 상태라서 어떤 결론에도 논란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소청을 신청한 쪽에서 법원의 선거 심판도 재개할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에도 해당 CCTV 영상은 중요 증거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손형안 기자 sha@sbs.co.kr
하정연 기자 ha@sbs.co.kr
고정현 기자 y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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