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종부세, 보유 주택수 아닌 총액 기준으로 해야 합리적"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 필요
"보유세 선진국보다 낮아"
"GDP 대비로는 높아" 엇갈려

현행 종합부동산세 부과 잣대를 주택 수에서 자산 가치를 중심으로 한 가액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가 16일 마련한 '부동산 세제 개편 토론회'에서 나왔다. 현행 주택 수보다는 가액 중심이 보유세 부과 제도의 취지에 적합하다는 지적이다.
또 양도소득세의 핵심 감면 제도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단순 보유가 아닌 실제 거주 기간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였다. 다만 국내 부동산 보유세의 실효세율이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인가를 놓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시각차가 뚜렷해 향후 과세 강도를 둘러싼 진통을 예고했다.
이날 재정경제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련 세제 개편 토론회를 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 14일부터 진행된 주택 공급과 주택 금융 토론회에 이어 부처별 토론회의 마지막 일정이다.

◆ 주택 수 기준 보유세, 형평 어긋나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종부세와 관련해선 숫자로만 하는 게 좋을지 가액으로 하는 게 좋을지 이슈가 있고, 작은 주택을 들고 있는데 고가 주택과 세금을 똑같이 내서 되겠느냐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토론에서는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가액으로 바꿔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발제를 맡은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30억원짜리 한 채를 가진 경우와 10억원짜리 세 채를 가진 경우 과세표준은 같지만 30억원짜리 한 채를 보유한 경우가 더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고 설명했다. 현행 종부세가 동일한 과세표준에도 주택 수에 따라 세율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조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과세 주택 수보다는 주택 가액을 기준으로 하는 게 형평성에 더 맞는다"면서 "초고가 1주택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동일한 공시가격이라도 주택 수에 따라 종부세가 2배 이상 차이가 나 지방의 여러 채보다 서울의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주택 수가 아니라 공시가격 크기에 따라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세액공제도 '거주' 중심으로 개편하거나 축소·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행 종부세는 1가구 1주택자인 고령자와 장기 보유자에게 최대 80%까지 세액공제를 적용하고 있다.
함 랩장은 "실거주하는 사람에게 종부세 공제율을 적용토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유와 거주를 병행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심충진 건국대 교수는 "최대 공제율을 80%에서 60% 수준으로 낮췄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 초고가 주택 기준은 40억~50억원
초고가 주택에 대해선 '40억~50억원 이상 주택'을 기준으로 세 부담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심 교수는 "시가 50억원 공시가격 현실화율 69%를 적용하면 35억원 정도가 된다"며 "이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종부세를 적용할 때 공제 적용률을 10%포인트씩 차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도 '실효세율 1% 이상'을 제시하며 "4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부터 실효세율을 높이면 시장 교정 효과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유세 수준에 대해선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은 우리나라 보유세 실효세율이 주요 선진국의 3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이라며 보유세를 점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진창하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부담은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GDP 기준으로 보면 (보유세는) OECD 평균이 0.95%, 한국은 1.23%로 회원국 가운데 11위"라며 "거래세는 OECD 평균이 0.46%, 한국은 1.89%로 회원국 가운데 1위"라고 설명했다.
◆ OECD 1위 거래세 인하엔 공감대
보유세 부담을 강화하는 대신 거래세 부담은 낮춰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문윤상 KDI 연구위원은 "양도세는 동결 효과로 시장을 왜곡한다"며 "부동산 세제는 보유세 중심으로 운영하고 양도세는 보유세와 연계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진 교수도 "GDP 대비 세금 부담은 보유세는 평균 수준이지만 거래세가 상당히 높다"고 짚었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보다 '거주'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현행상 장기보유특별공제는 1가구 1주택에 한해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을 합산해 최대 80% 공제해주고 있다. 심 교수는 "보유 기간에 대한 공제는 폐지하고 실거주 중심의 장기거주특별공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10년 이상 거주한 경우에 한해 공제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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