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산 선도지구 확정…기대 커졌지만 분담금·이주 '걱정' [르포]

함성곤 기자 2026. 7. 1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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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크로바아파트 정문에는 선도지구 지정을 축하하는 현대건설의 현수막이 게재돼 있었다. 사진=함성곤 기자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선도지구로 선정된 건 환영할 만한 일이죠. 잘됐으면 좋겠어요."

16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크로바아파트 일원.

전날 노후계획도시 정비 선도지구로 선정된 13구역(목련·크로바)과 14구역(한가람·공작한양) 곳곳에는 선정을 축하하는 건설사들의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이날 만난 주민들은 대부분 선정 소식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기대 섞인 목소리 끝에는 어김없이 '분담금'과 '이주'라는 단어가 따라붙었다.

크로바아파트에 사는 장모(68) 씨는 "실제 재건축을 거쳐 새 아파트가 들어서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주변 주민들은 대체로 반기고 있다"면서도 "아파트값이 비싼 동네다 보니 향후 분담금이 얼마나 나올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입주 초기부터 30년 넘게 살아온 원주민이 많은 동네 특성상 고령층의 고민은 더 깊다.

주민 이모(65) 씨는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 중에는 '이 나이에 어디로 이사 가서 살아야 하나' 걱정하는 분들이 여럿 있다"며 "수십 년을 살아온 동네를 몇 년씩 떠나 있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큰일"이라고 전했다.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 목소리도 있었다. 공작한양아파트 주민 윤모(56) 씨는 "발표 전부터 공작한양은 될 것 같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가장 먼저 준비를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며 "사업성을 걱정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불안감은 두 번째 문제다. 일단 선정되고 봐야 하지 않겠나. 집값이 오르고 있는 것도 반갑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공작한양아파트 단지 안, 선도지구 선정을 알리는 현수막. 사진=함성곤 기자

하지만 바로 인근 탈락 구역 주민들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아쉬움 속에서도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오모(60) 씨는 "13구역은 가장 늦게 시작했고 동의율도 낮다고 들었는데 시가 점수를 공개하지 않으니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첫 번째라고 무작정 좋은 것만은 아니다. 선도지구가 시행착오를 겪는 걸 보면서 다른 아파트들도 심기일전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발표 직후 지역 부동산 시장도 술렁이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신선아 크로바시티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발표 당일부터 이날 오후까지 매수 문의 전화가 쉴 새 없이 들어왔다"며 "올 상반기부터 매물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집주인 대부분이 시기를 보겠다며 계약을 잠정 보류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1기 신도시 사례와 비교하며 가격 추이를 가늠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선정 구역 추진준비위원회들은 가장 먼저 선정된 만큼 향후 재건축 과정의 속도전을 예고했다.

최태석 13구역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은 "재건축 과정에서 생길 여러 사안을 걱정하는 주민들이 일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대전에서 가장 먼저 추진되는 만큼 합리적이고 속도감 있게 사업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인태섭 14구역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도 "과거 재건축 과정에서 불거졌던 비리나 위법 같은 민원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며 "소유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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