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美 오지마라? 영주권 신청자에 최대 1.5억 보증금 검토

WSJ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아직 논의 중이지만 핵심은 이민 비자 신청자, 즉 미국에 영구적으로 이민해 도착 시 영주권을 받게 될 사람들에게 상당한 금액의 보증금을 부과하는 데 있다”고 보도했다. 액수는 개별 사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10만 달러보다 높거나 낮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신청자들은 보증금을 먼저 납부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후에야 이를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시민권 취득 과정에 5년 이상이 소요된다. 만약 영주권 소지자가 미국으로 이주해 자립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입증될 경우 보증금이 담보 역할을 하게 된다. 이민자의 가족이 보증금을 대신 낼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WSJ에 전했다.
토미 피곳 미 국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이민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번 계획은 신청자들이 자립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음을 증명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 제도가 반(反)이민 정책의 일환으로 입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샤르바리 달랄데이니 미 이민변호사협회 정부업무 담당자는 “고액의 보증금이 사실상 이민을 억제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미국 이민제도가 돈이 있어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이민 비자는 통상 미 시민권자들이 배우자, 부모, 형제 등 가족을 초청할 때 많이 사용돼 왔다. 기업에선 H-1B 같은 취업 비자로 외국인을 입국시킨 뒤 영주권을 신청하는 사례가 많다. 미 국무부는 연간 약 50만 건의 이민 비자를 발급해 왔는데, 올해는 그 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16일 미 국토안보부는 F-1 비자를 소지한 외국 학생들의 체류 기간을 4년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이전에는 학생 비자를 소지한 경우 정규과정 학업을 마칠 때까지 미국에 체류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4년이 지난 경우 갱신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제도 변경이 유학생 비자 프로그램과 관련된 국가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곽도영 특파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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