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75%에 ‘추가 인상’ 못 박은 한은…종착지는 3.5%?

조문희 기자 2026. 7. 1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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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본격 긴축모드 돌입”
연내 추가 인상, 내년까지 3.5% 시나리오 ‘유력’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한국은행이 예고한 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3년6개월 만에 본격적인 '긴축 모드'에 돌입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현재 2.5%인 기준금리를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인상 결정에는 금통위원 7명 모두 찬성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연합뉴스

만장일치 기준금리 인상…"금리인상 기조 이어갈 것"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202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금통위는 그해 1월 3.5%로 금리를 올린 뒤 1년9개월 가까이 그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4년 10월부터 인하로 전환해 지난해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2.5%까지 낮춘 바 있다. 이후 8회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왔으나, 이번에 인상 모드로 돌아섰다.

금통위는 이번 결정이 본격적인 '긴축 시대'의 초입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 전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 주요 배경으로 높은 물가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꼽았다. 금통위는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그간 높아진 비용과 환율의 영향이 지속되고 소득 개선에 따른 수요측 압력도 확대되면서 물가상승률은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3.1%)과 6월(3.2%) 연속으로 목표 수준인 2.0%를 훌쩍 웃돌았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석유류 물가가 지난달 24.7%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 역시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과 미 달러화 강세 등으로 1500원대 중반까지 높아졌다가, 현재는 1400원대 후반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여기에 반도체 수출 호조로 경기 침체 우려가 크게 개선됐다. 금통위는 "세계경제는 중동상황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견조한 AI 투자로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인 2.6%를 큰 폭으로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점진적' 금리 인상 예상…"내년 상반기까지 3.5%"

관건은 금리 인상 속도다. 한은이 과거 고금리 국면 때처럼 금리를 급하게 올릴 경우, 경제에 미칠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8월 시작됐던 금리 인상기에는 17개월 동안 10차례 금리를 연속 인상하고 0.5%포인트씩 '빅스텝'을 밟았다. 당시 물가가 6%대로 튄 데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공격적 긴축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반면 이번엔 물가가 3%대인 데다 환율 부담에 대응하는 예방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속도는 한층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유력 시나리오는 내년 상반기까지 3차례 추가 인상이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내년 기준금리는 3.5%까지 높아진다.

키움증권은 "분기당 1회씩 내년 상반기까지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에서 재차 높아지거나 환율 상승세가 물가 기대를 자극할 경우 3.5%까지도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도 한은이 이달을 포함해 4차례 연속 인상에 나서며 기준금리를 3.5%까지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금리 인상기 취약 차주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전체 차주의 이자 부담은 연간 1조8000억원 늘어난다. 차주 1인당 이자 부담은 평균 584만3000원에서 613만9000원으로 29만6000원 뛴다.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3조7000억원, 0.75%포인트 상승 시 5조5000억원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고금리 국면이 본격화하는 만큼, 대출자들은 이자 부담 증가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통위는 "높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에 계속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상승 압력의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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