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밀레니엄파크 공공기여 축소 논란…우양산업개발 ‘약속 번복’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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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부터 용도 변경을 둘러싸고 '관광 활성화'와 '특혜 시비'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위락시설인 신라밀레니엄파크가 최근 숙박시설 등을 포함한 복합시설로의 용도 변경을 추진하면서 다시 특혜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시설 소유주인 우양산업개발이 용도 변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주시와 지역 주민들에게 제시했던 약 1만 평 규모의 기부채납(공공기여) 계획을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총면적 18만2260㎡(5만5145평) 규모의 신라밀레니엄파크 부지에 394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럭셔리 호텔 등을 포함한 대규모 복합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용도 변경과 관련한 공공기여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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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용도변경 따른 토지가치 상승 이익 최대 700억원”
공공 환원 목소리 커져…시민단체 “경주시가 나서야”
(시사저널=영남본부=이승표 기자)

지난 2023년부터 용도 변경을 둘러싸고 '관광 활성화'와 '특혜 시비'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위락시설인 신라밀레니엄파크가 최근 숙박시설 등을 포함한 복합시설로의 용도 변경을 추진하면서 다시 특혜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이는 이미 예고됐던 파장(시사저널 2023년 7월23일자 '관광 활성화와 특혜 시비 기로에 선 신라밀레니엄파크' 기사 참조)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의 발단은 시설 소유주인 우양산업개발이 용도 변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주시와 지역 주민들에게 제시했던 약 1만 평 규모의 기부채납(공공기여) 계획을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우양산업개발 측은 지난 7일 경주시청에서 열린 시민공청회에서 앞서 약속한 1만평 부지의 기부채납 대신 현금 10억원을 공공기여금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총면적 18만2260㎡(5만5145평) 규모의 신라밀레니엄파크 부지에 394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럭셔리 호텔 등을 포함한 대규모 복합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용도 변경과 관련한 공공기여 방안이다. 우양산업개발은 당초 약속을 번복한 배경에 대해 "경주시의 공공기여 요구 수준이 과도해 사업성이 악화될 경우 호텔 유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시민단체 "시설지구 용도 변경에 따른 토지가치 상승분 전액 환원해야"
이를 두고 경주환경운동연합 시민참여위원회는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시설지구 용도 변경으로 발생하는 토지가치 상승분의 환수율을 15%에 그칠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전액을 시민에게 환원해야 한다"며 공공의 적극적인 환수를 촉구했다. 또 "시설지구 변경으로 발생하는 토지가치 상승분은 사업자의 노력으로 얻은 이익이 아니라 공공의 행정 결정과 기반시설 조성으로 발생한 계획 이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공기여 비율 15%가 어떤 근거로 산정됐는지 시민들은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대장동 사태 이후 행정행위로 발생한 개발이익은 공공이 환수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있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대안으로 '계획이익 장기환수제'를 제안했다. 용도 변경으로 발생한 토지가치 상승분은 원칙적으로 모두 환수하되 사업자의 투자 부담을 고려해 장기간 분할 납부를 허용하고, 토지가 매각되더라도 환수 의무가 승계되도록 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또 "리조트와 호텔 운영을 통해 창출되는 수익은 기업의 경영 성과로 인정받아야 하지만, 행정이 만들어 준 토지가치 상승분은 시민의 자산"이라며 "이번 시설지구 변경이 개발이익 공공환원 원칙을 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토지가치 상승분의 15%를 공공기여 기준으로 적용하면 전체 부지의 약 9~10%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사업자가 당초 스스로 제안했던 18.6%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어서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업계는 복합시설지구로의 용도 변경이 완료될 경우 토지가치 상승에 따른 개발이익이 최대 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행정당국의 도시계획 결정으로 발생하는 이익인 만큼 적정 수준의 공공환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더욱이 우양산업개발은 밀레니엄파크의 용도 변경이 완료되기도 전에 전체 부지의 28%인 4만9587㎡(약 1만5000평)를 제3자에게 매각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의 논란은 더욱 커졌고, 경북도와 경주시를 비롯한 관계기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문관광단지의 한 관계자는 "과거 경주시는 신라밀레니엄파크에 50억원에 달하는 시민 혈세를 투입해 인기 드라마 '선덕여왕'과 '태종무열왕' 세트장(왕궁) 건립을 지원한 공적도 헛되고 말았다"며 "우양산업의 공공기여금 10억원은 새발의 피"라고 했다. 이어 "보문관광단지 안에서 힐튼호텔까지 운영하는 우양산업개발이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린다면 시민의 혈세도 헛되지 않도록 해야한다"며 경주시의 강경한 대응을 주문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공공기여 기준은 특정 기업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개발사업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투자 유치와 공공성 확보라는 두 가지 원칙을 함께 고려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밀레니엄파크는 1986년 당시 지주사였던 삼부토건이 신라촌을 재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1989년 공사에 착수한 뒤 18년 만인 2007년 문을 열며 시민과 관광업계의 큰 기대를 모았다.
총면적 18만2260㎡ 규모의 부지에는 한옥호텔 '라궁'을 비롯해 신라 귀족 가옥, 수상공연장, 마장, 주막, 체험공방 등 다양한 콘텐츠가 조성돼 경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테마파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명성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6년 지주사인 삼부토건의 경영 악화로 경매시장에 나오면서 화려했던 전성기도 막을 내렸다.
1000여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이 사업장의 당시 감정가는 570억 원이었지만, 사업용도가 위락시설로 제한된 보문관광단지의 특수성 때문에 쉽게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결국 경매 개시 약 3년 만인 2020년 경주 힐튼호텔 운영사인 우양수산㈜이 공매를 통해 283억원에 최종 낙찰받았다고 한다. 당시 우양 측은 원래 용도인 '휴양문화시설'과 숙박시설인 '관광호텔'로의 변경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다 최고급 관광호텔 건립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호텔 건립을 위해서는 관광진흥법상 '관광휴양오락시설지구'로 지정된 신라밀레니엄파크를 '숙박시설지구'로 변경하는 절차가 필요했다. 1974년 경주관광개발계획 수립 당시 시행규칙 등으로 개발행위를 엄격히 제한했기 때문이다.
관광진흥법 제54조는 '관광단지 내 지정 변경은 지자체장의 의견을 거쳐 시·도지사가 승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북지사가 최종 승인권자지만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주도적으로 입안하고 경주시의 의견을 거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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