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AI·공장 설비간 작업조율… 산업현장 진두지휘 ‘로봇 반장님’[‘피지컬 AI 혁명’ 현장을 가다]

이현웅 기자 2026. 7. 1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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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지컬 AI 혁명’ 현장을 가다 - KT
피지컬AI 운영플랫폼 ‘KRaaS’
위치·작동상태 확인시스템 넘어
기능 다른 로봇들 적재적소 배치
사람 말·행동 해석해 움직이는
VLA기술 기반 모델 휴고·모비
로봇간 협업 통해 작업완결 가능
KT VLA(Vision-Language-Action) 에이전트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 ‘휴고’가 별다른 지시 없이도 물건을 스스로 계산하는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 KT 제공

인공지능(AI)이 화면 속 답변을 넘어 공장과 물류센터, 건물 안에서 직접 움직이는 ‘피지컬 AI’로 확장되면서 경쟁의 무게중심도 바뀌고 있다. 누가 더 뛰어난 로봇을 만드느냐뿐만 아니라, 제조사가 서로 다른 로봇과 기존 설비를 어떻게 연결해 실제 업무를 맡길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로봇 제조 기반이 없는 KT가 피지컬 AI 시장에서 노리는 지점도 이 같은 ‘현장 운영’ 영역이다.

KT는 휴머노이드 등 로봇 하드웨어를 직접 제작하는 대신, 여러 종류의 로봇과 공장 설비, 기업의 기존 정보기술(IT) 시스템을 하나로 묶어 작업 전 과정을 조율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통신망과 클라우드, 기업 간 거래(B2B) 시스템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산업 현장의 ‘운영 두뇌’를 맡겠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온디바이스부터 현장 엣지, 클라우드까지 아우르는 로봇 풀스택 플랫폼 ‘K RaaS(KT Robot as a Service)’다. K RaaS는 단순히 로봇의 위치와 작동 상태를 확인하는 관제 시스템을 넘어, 현장에서 수행해야 할 업무를 분석하고 로봇과 설비에 각각 임무를 나눠주는 역할을 한다.

휴머노이드와 이동형 로봇처럼 제조사와 기능이 다른 로봇은 물론, 창고관리시스템(WMS), 엘리베이터, 보안게이트 등 기존 시설도 연결 대상이다. 각 시스템이 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서비스 흐름 안에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세계 각지에 흩어진 로봇과 설비도 클라우드 환경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KT 로봇 통합 운영 플랫폼 ‘K RaaS’가 기능이 다른 로봇 간 업무를 조율하는 현황 이미지. KT 제공

관리자가 로봇을 다루는 방식에도 생성형 AI가 적용된다. 자연어 기반의 ‘K RaaS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여러 개의 관제 화면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도 로봇의 임무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관리자가 작업 상황이나 장애 원인을 질문하면 운영 데이터를 분석해 답하고 보고서까지 작성하는 식이다.

K RaaS가 현장 전체를 조율한다면 개별 로봇이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능력은 ‘VLA(Vision-Language-Action) 에이전트’가 담당한다. VLA는 카메라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사람의 말과 행동을 해석한 뒤 실제 움직임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KT의 VLA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휴고’는 이용자의 호출어뿐 아니라 시선과 손짓도 함께 인식한다. 이용자가 “창가 자리로 안내해줘”라고 요청하면 인원수와 남은 좌석을 따져 적합한 위치를 계산한 뒤 이동한다. “자리로 안내해줘”처럼 정보가 부족한 지시에는 로봇이 먼저 인원수를 되묻는다. 미리 정해진 명령과 경로만 따르는 기존 서비스 로봇에서 한 단계 나아가, 주변 상황을 바탕으로 필요한 정보를 추가로 확인하고 행동을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이동 과정에서는 라이다와 깊이 카메라를 이용해 사람과 장애물을 피해간다.

KT가 피지컬 AI의 다음 단계로 내세우는 것은 여러 로봇이 일을 이어받는 자율협업이다. 스마트 자동차 공장을 가정한 시연에서는 휴고가 부품의 이상 여부를 검사한 뒤 물품 이송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이후 K RaaS가 WMS를 호출해 이용 가능한 작업라인을 확인하고 이동형 로봇 ‘모비’에 운반 임무를 배정한다. 사람이 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별도로 운반 지시를 내리는 대신, 로봇 간 통신(R2R)과 AI 에이전트 간 통신(A2A)을 통해 후속 작업이 자동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부품 검사와 이상 판단, 작업라인 확인, 운반로봇 배정, 이송이 하나의 업무로 연결되는 셈이다.

KT는 이 같은 기술을 제조공장과 물류센터, 스마트 빌딩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 빌딩에서는 이용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물품을 주문하면 AI 에이전트가 주문 내용을 분석해 적합한 배송로봇을 배정한다. 로봇은 엘리베이터와 자동문, 보안게이트 등 건물 설비와 연동해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KT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 운영에도 피지컬 AI를 접목하고 있다. 자율주행 점검로봇이 서버룸을 24시간 이동하며 과열과 화재, 누수, 가스 유출 등 이상 징후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제작후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 포스코, 롯데, 한화, 이마트, KT, CJ, 대한항공, 카카오, 네이버

이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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