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장관 병적 논란 새 의혹과 병적기록부 미공개 속사정

조성식 전문위원 (조성식의 훅 대표기자) 2026. 7. 1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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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병적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핵심은 군 복무 중 탈영 및 구금 의혹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안 장관이 병적기록부를 공개해 의혹을 해소하거나 자진 사퇴하지 않는다면 탄핵 소추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안 장관은 “명백한 허위”라면서도 병적기록부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과거의 잘못된 기록을 공개할 경우 또 다른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7월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불거진 안 장관의 군무이탈 논란이 재점화된 것은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청렴사회를 위한 공익신고센터장)의 ‘폭로’ 때문이다. 김 소장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장관의 탈영 의혹을 구체적으로 제기했다. 그에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안 장관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김 소장의 기자회견 후 본격 수사에 나섰다.

고발장에서 김 소장은 “피고발인(안 장관)은 방위병 복무 당시 위법적인 방법으로 고의로 상당 기간(약 수개월) 군무 이탈(탈영)하였고, 이로 인해 30일 구금 및 군무이탈 기간(7개월)만큼 추가 복무(약 8개월)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탈영에 따른 구금과 추가 복무로 안 장관의 복무 기간이 애초 14개월(1983.11.5.~85.1.4.)에서 22개월(1983.11.5.~85.8.31.)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안 장관은 최종 전역일 기준 복무 기간이 8개월 늘어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김 소장이 제기한 의혹은 단호히 부인한다. “행정착오에 따른 잘못된 기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국방부 장관 신분으로 병무청에 정정을 요구하면 외압 논란이 우려된다며 병적기록부 공개도, 정정요구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기소유예’와 빨간 줄

이러한 안 장관 처신에 대해 야권은 물론 여권 일부에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다른 사람도 아닌 국방부 장관의 탈영·구금 및 청문회 위증 의혹은 대형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수사를 통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거나 미심쩍은 점이 발견된다면 정부에 치명타가 되고 ‘최초 문민 국방부 장관’이라는 의미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 안 장관이 결백하다면 ‘오해’나 ‘외압’ 우려와 별개로 지금이라도 병적기록부를 제출하는 게 올바른 해법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 소장이 제기하는 의혹의 결정적 근거는 ‘구금’이다. 자신이 여권 및 군내 유력 제보자와 인사·수사 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안 장관 병적기록부에 ‘구금(30일)’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부인한다. 그런데 사실이 아니라면, 왜 그토록 공개를 꺼리는 걸까? 병적기록부에 무슨 곤란한 내용이 있는 걸까?

뉴스타파는 취재 과정에 이에 대한 실마리가 될 수도 있는 정치권 유력 인사의 증언을 확보했다. 바로 병적기록부에 ‘기소유예’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는 의혹이다. 기소유예란 범죄 혐의는 인정하지만 제반 사정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는 조치를 뜻한다. 기록을 직접 확인했다는 이 인사는 “병적기록부에 ‘기소유예’라는 단어가 적혀 있고 빨간 줄이 그어져 있던 게 기억난다”라고 증언했다. 사실이라면, 안 장관이 ‘오해’를 이유로 한사코 병적기록부를 공개하지 않는 사정을 헤아릴 수 있는 증언이다.

다만 이 인사는 “병적기록부에 기소유예 사유는 적혀 있지 않다”라면서 “군 인사·수사기관 어디에도 이와 관련된 기록이 없는 점에 비춰 오기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안 장관의 강력한 부인을 고려하면 그의 말대로 오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병적기록부에 ‘기소유예’와 같은 사법적 용어가 행정착오로 기재됐다는 주장도 상식적이지는 않다. 이 인사는 논란이 된 ‘구금(30일)’에 대해서는 “병적기록부에서 그런 단어는 본 기억이 없다”라고 안 장관 주장을 뒷받침했다.

안 장관이 단기사병(방위)으로 입대한 것은 2학년 2학기 재학 중이던 1983년 11월이다. 14개월 복무 후 1985년 1월 소집 해제된 안 장관은 다니던 학교(성균관대 동양철학과)에 복학했다. 3학년 1학기였다. 그런데 그해 6월 군 당국으로부터 며칠 더 복무해야 한다는 연락이 와서 방학 중인 8월에 추가 복무를 하고 소집해제 절차를 다시 밟았다는 것이다.

안규백 국방부장관 (출처:연합)

소집해제 7개월 후 추가 복무

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을까? 지난해 안 장관이 인사청문회 때 밝힌 바로는 군 복무 중 모친이 부대 병사들에게 3주간 점심을 제공한 게 문제가 돼 군 수사기관에 불려 가 며칠간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단기사병은 부대 출근 시 도장을 찍는데, 수사받는 며칠 동안은 도장을 찍지 못해 ‘미출근’으로 처리됐다고 한다. 소집해제 후 뒤늦게 군 당국이 이걸 문제 삼아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은 일수만큼 더 복무하라고 강제해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안 장관의 소집해제일(전역일)은 1985년 1월 4일에서 그해 8월 31일로 수정됐다. 복무 기간도 14개월에서 22개월로 늘었다. 단지 며칠 더 복무했을 뿐인데, 최초 소집해제일로부터 기산해서 한 학기 수업한 기간까지 포함해 전역일 기준으로 복무 기간이 무려 8개월 늘어나는 기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행정착오”라며 자신은 “잘못된 병무 행정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고발 내용이 허위라면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김 소장은 안 장관 주장을 믿지 않는다. 그는 고발장에서 “현역(방위병)이 전역 명령(소집해제)되어 이미 예비역이 된 이후에 다시 현역으로 신분이 전환되어 복무했던 부대에서 잔여기간을 추가로 복무토록 하는 병역법령 및 관련 규정과 절차는 전혀 없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만약 행정착오로 인해 한 명의 현역병에게 2회의 전역(소집해제) 명령을 했다면, 이는 행정착오를 정정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지, 그 대상자에 대한 전역 명령을 취소하고 다시 부대로 복귀토록 해 일정 기간을 추가로 복무하게 하는 규정 자체가 없다”라고 부연했다. 따라서 안 장관 해명은 거짓이라는 게 김 소장의 결론이다.

김 소장은 기자와 두 차례 통화에서, 안 장관이 실제로는 1983년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대기하다가 입대했고, 군 복무 기간인 1984년에 2학년 2학기를 마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군 복무 중 ‘윗선’의 봐주기로 몰래 학교에 다녔는데, 나중에 그것이 적발돼 군무이탈로 한 달간 구금 생활을 하고 탈영 기간에 해당하는 7개월간 추가 복무를 하게 됐다는 주장이다(아래 표 참고).

이는 군무이탈과 구금을 전제로 한 추론이다. 김 소장 주장이 사실이라면, 안 장관은 군 복무 기간과 추가 복무 기간에 각각 2학년 2학기, 3학년 1학기 과정을 이수한 셈이다. 뉴스타파는 국회를 통해 안 장관의 성균관대 학적부를 확보해 정밀 분석했다. 학적부에 따르면, 안 장관은 1982년 3월 2일에 입학해 1987년 2월 25일에 정상 졸업했다.

‘장기휴학’과 ‘제대복학’

학적부 왼쪽 아래 ‘登錄狀況(등록상황)’을 보면, 1982, 1983년, 1985년, 1986년 각 1, 2학기 칸에 도장이 찍혀 있다. 중간에 있는 1984년 칸에는 ‘長休’라고 적혀 있다. 학적부 오른쪽 위 ‘學籍變動(학적변동’)에는 ‘변동 사유’로 ‘長期休學(장기휴학)’과 ‘除隊復學(제대복학)’을 표기하고, 각각 그 옆에 ‘83.11.5’, ‘85.3.5’이라고 기재했다. 바로 아래 ‘兵役關係(병역관계)’에는 ‘1983년 11월 5일 入隊(입대)~1985년 1월 4일 除隊(제대)’라는 문구가 보인다.

학적부가 조작된 게 아니라면, 김 소장이 제기한 의혹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학적 기록은 내가 직접 확인하지 않아 모르겠다”면서도 “안 장관 말이 맞는다면 군에서 두 번 봐준 셈”이라고 주장했다. 안 장관의 출생지는 전북 고창군 대산면이다. 그가 단기사병으로 입소한 부대는 육군 제35보병사단 예하 고창대대 대산면 중대다. 김 소장은 “1차로 소속 부대인 중대에서 봐주고, 2차로 사단 헌병대나 기무부대에서 봐줬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게 아니라면 소집해제 후 복학과 추가 복무라는 비정상적 상황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헌병대에 불려 가 조사받았다고 그 기간만큼 복무 기간에서 뺀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그런 규정도 없다. 조사 기간도 당연히 복무 기간에 포함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기자가 ‘군 복무 중 재학’에 의문을 제기하자 “말도 안 되는 얘기로 들리겠지만, 과거에는 가능했던 일”이라며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학적 관련한 질문은 내게 더 묻지 말라”며 “나는 군 전문가이지 학교 전문가는 아니다. 증거 없는 이야기는 더 하지 않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무슨 사유로 추가 복무를 하게 됐는지는 장관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군 복무 기간에 조사받은 게 문제가 돼서 소집해제 후 추가 복무를 했다는 건 어떤 봐주기가 있었는데 군에서 뒤늦게 바로잡았다는 의미인가?
“조사와 추가 복무를 연결하는 건 그쪽 주장일 뿐이다. 군 복무 중 모친이 군부대에 점심 제공한 문제로 며칠 조사받은 건 사실이다. 그와 별개로 복학해 학교에 다니던 중 군부대로부터 ‘근무 일수가 모자라니 복무를 더 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고 방학인 8월에 며칠간 추가 복무를 한 것이다.”

“구금이나 징계, 어떤 처벌도 없었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서는 군무이탈과 구금으로 인해 복무 기간이 8개월 늘어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1985년 (3학년) 1학기 성적표가 있다. 도장 일수가 모자란다고 해서 방학 때 잔여 복무 기간을 채웠을 뿐이다.”

-안 장관은 지난해 인사청문회 때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은 일 때문에 추가 복무를 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게 그건 지는 장관도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며칠 조사를 받기는 했지만, (그와 관련해) 구금이나 징계나 어떤 처벌도 받은 사실이 없다는 게 장관 입장이다.”

-병적기록부에 ‘구금’이라는 단어가 없는 건 확실한가?
“거기에 대해선 확답이 어렵다. 부대 요청으로 모친이 점심 제공한 일이 (병적기록부에) 사실과 다르게 기재됐다는 건 말할 수 있다.”

-병적기록부에 빨간 줄이 그어져 있고, ‘기소유예’라는 단어가 적혀 있지 않나? 사실이라면 그 사유를 알 수 있는지?
“병적 기록은 개인 정보다. 장관이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했는데, 그 내용을 확인해 주는 건 부적절한 듯싶다.”

여권은 안 장관 병적에 대한 의혹 제기를 ‘개혁 장관 흔들기’로 규정하는 분위기다. 김 소장의 고발 배경에 사관학교 통합, 방첩사령부 해체 등 각종 개혁을 추진하는 문민 국방부 장관에 대한 보수우파 진영의 불만과 반감이 있다는 시각이다. 김 소장도 기자에게 이를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이와 별개로 안 장관 탈영 의혹에 대해서는 “1년간 군내 확인 과정을 거쳤다”라며 확신에 찬 태도를 보였지만.

논란을 잠재우는 길은 병적기록부 공개다. 혹시 말 못 할 사정이 있거나 행정착오에 따른 오기가 있더라도 국민 앞에 소상히 설명하고 합당한 평가를 받는 것이 고위 공직자의 도리다. 공개로 인해 또 다른 논란과 ‘오해’가 빚어지더라도 진실이 밝혀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이다. 아무리 개혁을 잘하더라도 임기 내내 의혹이 따라붙는 장관은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뉴스타파 조성식 전문위원 (조성식의 훅 대표기자) blueink@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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