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삼전·하이닉스 폭락 키운 건 韓 레버리지 ETF"… 정부 정책 정조준

김신혜 기자 2026. 7. 1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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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하루 50억달러 강제매도"…주가 급락 악순환
"출시 막았어야 했다" 금융당국 수장 공개 후회
ADR 상장 이후 월가까지 변동성 확산 가능성 경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급락으로 뒤늦게 반도체 랠리에 올라탄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출처=연합]

국내 증시를 뒤흔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급락 사태가 해외에서도 한국 금융정책의 실패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 충격을 증폭시켰다는 분석과 함께 정부의 상품 출시 결정까지 책임론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블룸버그는 최근 한국 증시 급락을 분석하며 "이번 사태는 과도한 레버리지 ETF가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손실을 입은 점을 언급하며 정책 당국이 이 같은 상품 출시를 허용한 것이 적절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 해외도 주목한 '강제매도 악순환'

블룸버그는 이번 급락이 단순한 투자심리 악화가 아니라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 특성이 매도를 증폭시킨 사례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루 만에 15% 넘게 하락하면서 레버리지 ETF 운용사들은 위험노출(익스포저)을 맞추기 위해 약 50억달러 규모의 SK하이닉스 주식을 기계적으로 매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당일 현물과 선물을 합친 거래대금의 약 18%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가 하락이 강제매도를 부르고, 강제매도가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실제 시장에서 나타났다는 것이다.

허비 천 밴티지 글로벌 프라임 수석 시장분석가는 "통제되지 않은 레버리지는 한국 반도체 주식을 훨씬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며 "상승장에서 수익을 키우던 구조가 하락장에서는 낙폭을 더욱 확대하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 금융당국도 "후회한다"

이번 사태는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찬진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상품 출시를 급하게 추진한 것이 맞다"며 "증권신고서 수리를 막았어야 했는지 반성하고 후회한다"고 언급한 사실도 소개했다.

또 현재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맡고 있는 김용범 실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적극 추진했던 인물이라는 점도 함께 조명했다.

김 실장은 지난 1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대표들을 만나 상품 도입을 논의했고, 이후 금융당국이 출시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면서 5월 말 상품이 시장에 나왔다.

현재는 "레버리지 ETF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 한국 넘어 미국까지 번지는 변동성

블룸버그는 이번 문제가 한국 시장에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SK하이닉스가 최근 미국 뉴욕증시에 ADR을 상장하면서 한국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거래가 미국 거래시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아딜 에브라힘 클레이그룹 주식부문 책임자는 "이 같은 투기성 상품은 시장이 반대로 움직이는 순간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레버리지 구조 때문에 추가 매도가 발생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구조와 위험성에 대한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 사이에서 금융당국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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