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들 연쇄 죽음… 왕의 핏줄 노린 저주, 넷플릭스 '동궁'

강유빈 2026. 7. 1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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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핏줄을 다 없애겠다." 세자들이 연이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궁 안에는 왕위 계승자를 노리는 '연못 귀신'의 저주가 다시 시작됐다는 소문이 퍼진다. 마지막 남은 어린 영안군마저 쓰러지자 왕(조승우)은 귀신잡이 구천(남주혁)을 비밀리에 궁으로 불러들이고, 귀신의 소리를 듣는 감찰궁녀 생강(노윤서)을 감시역으로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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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최대 기대작 '동궁' 17일 전편 공개
귀신 사냥꾼 설정 '콘스탄틴' 겹쳐 보이지만
설화 기반 토속적 귀신 등 한국 정서 녹여내
"언어 달라도 즐길 수 있도록 속도감 주력"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에서 궁궐에 얽힌 저주를 풀기 위해 귀의 세계를 넘나들며 귀신들과 싸우는 구천(남주혁). 넷플릭스 제공

"왕의 핏줄을 다 없애겠다." 세자들이 연이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궁 안에는 왕위 계승자를 노리는 '연못 귀신'의 저주가 다시 시작됐다는 소문이 퍼진다. 마지막 남은 어린 영안군마저 쓰러지자 왕(조승우)은 귀신잡이 구천(남주혁)을 비밀리에 궁으로 불러들이고, 귀신의 소리를 듣는 감찰궁녀 생강(노윤서)을 감시역으로 붙인다. 귀(鬼)의 세계를 넘나들며 동궁의 저주를 파헤치기 시작한 두 사람은 연못 아래 감춰진 왕실의 어두운 비밀과 마주한다.

올해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가장 큰 스케일을 자랑하는 ‘동궁’이 17일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OCN ‘손 the guest’(2018)를 통해 ‘한국형 엑소시즘’ 장르를 개척한 권소라·서재원 작가의 신작이자, 남주혁의 군 제대 후 2년 만의 복귀작으로 일찍부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올해 초 넷플릭스가 공개한 ‘2026 글로벌 라인업’ 영상에 아시아 작품 중 유일하게 포함돼 주목받기도 했다.

넷플릭스 '동궁'에서 구천(남주혁)이 궁궐 안 연못을 통해 귀의 세계로 넘어가기 전 생강(노윤서)과 대화하는 장면. 넷플릭스 제공

할리우드 오컬트 판타지에 익숙한 시청자라면 ‘동궁’을 보며 기시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무당인 어머니와 함께 물에 빠졌다가 홀로 살아난 뒤 현실과 귀의 세계를 오가며 귀신을 베어 없앨 수 있게 된 구천은 영화 ‘콘스탄틴’의 악마 사냥꾼 존 콘스탄틴을 떠올리게 한다. 물을 매개로 지옥에 방문하는 콘스탄틴처럼 구천도 몸에 밧줄을 감고 연못 바닥으로 뛰어드는 방식으로 귀의 세계에 넘어간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 당도한 그곳은 현실과 거울처럼 닮아 있지만 훨씬 지저분하고 황폐한 느낌을 준다.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속 괴물들이 서식하는 ‘뒤집힌 세계’와 겹쳐 보이는 지점이다.

하지만 익숙한 오컬트 문법 위에 한국 설화와 궁중 미스터리를 덧입히면서 '동궁'만의 색깔을 만든다. 꺼먹살이 등 등장하는 귀신들부터 토속적이다. 권소라·서재원 작가는 “한국의 설화와 야담에 나오는 요괴들에서 귀매(나쁜 기운이 한 장소에 쌓여 생겨나는 것)의 명칭을 빌려왔다”며 “미련과 후회를 갖고 죽으면 귀신이 되고, 더 큰 한을 갖고 죽으면 원귀가 되고, 원귀가 타락하면 악귀가 된다는 귀신의 단계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고증이 잘 된 궁궐 세트와 의상, 소품은 물론 구천이 벼락 맞은 나뭇가지를 귀신 쫓는 무기로 사용하는 것도 글로벌 시청자에겐 흥미롭게 다가갈 만하다.

넷플릭스 '동궁'에서 왕(조승우)이 저주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어린 아들을 껴안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판타지의 설득력을 완성하는 건 배우들의 호연이다. 남주혁은 깊은 상처 탓에 쉬이 곁을 내주지 않는 외로운 구천의 내면과 고난도 액션 연기를 능숙하게 소화한다. 조승우는 위협받는 왕권을 지키려 고뇌하면서도 몇 겹의 가면 아래 속내를 감춘 묵직한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궁 안의 미스터리가 물 흐르듯 흘러간다”(남주혁)는 설명처럼 언론에 선공개된 4화까지는 전개도 시원시원하다. 연출을 맡은 최정규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언어가 달라도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속도감과 리듬감에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원귀들의 억울함을 거슬러 올라가면 산 자의 탐욕과 은폐된 죄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갈등이 고조되면서 작가들이 숨겨놓은 선과 악, 욕망에 대한 메시지가 보다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승우는 “구천, 생강, 왕, 대비 등 주요 인물이 제각각 깊은 사연을 갖고 있는데, 이들의 감정이 궁 안의 사건들과 소용돌이치며 폭발하고 해소되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귀띔했다. 17일 8부 전편 공개. 15세 이상 관람가.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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