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울린 버핏의 경고 “지금 금융시장은 도박판”
“빌 게이츠와 엡스타인 관계 불쾌”

미국의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95)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현재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다시 한번 “도박(gambling)”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투자를 할 때 장기적 가치를 보고 하지 않고 투기적 성향을 보인다는 의미로, 지난 5월에도 비슷한 취지의 비판을 한 적이 있다.
버핏은 이날 미 경제 매체 CNBC에 출연해 “모두가 투자보다 도박을 선호할 때는 가치 있는 종목을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기회가 너무 빠르게 쏟아져 들어와서 믿기 어려울 정도인 때도 있고 어떤 때는 2년 동안 겨우 하나의 기회를 찾는 것만으로도 매우 운이 좋은 경우가 있다”면서 “항상 후자의 상황이 일반적인 모습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인간은 도박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투자자를 길러내는 것보다 도박꾼을 만들어내는 데 더 많은 돈이 있다”고 지적했다.
버핏은 평소 ‘잘 아는 것에만 투자하라’는 원칙을 강조해 왔다. 시장의 단기 변동보다 기업의 본질에 집중하고, 기업의 내재가치에 기반해 종목을 고르고 장기 보유하는 가치 투자를 선호한다. 그런 그의 입장에서 보기에 현재 시장은 기업의 가치에 투자하지 않고 투기적 거래를 하는 도박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있었던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도 그는 같은 취지의 의견을 냈다. 당시 그는 증시를 “카지노가 딸린 교회”에 비유하며 “사람들의 도박 심리(gambling mood)가 지금보다 강했던 적이 없었다”고 했다.
버핏은 버크셔가 최근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에 대해 “내가 시작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뒤를 이어 최고경영자가 된 그렉 에이블이 아니라 자신이 알파벳 투자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알파벳은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를 위해 800억달러(약 120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했고, 버크셔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100억달러(약 15조원) 규모의 알파벳 주식을 인수한 바 있다. 거액의 현금을 쌓아 놓고 있던 버크셔가 투자에 나서며 시장의 큰 관심을 모았다. 다만 버핏은 “우리는 항상 이야기를 나누지만 최종 결정권자는 그(그렉)입니다”라면서 알파벳에 더 일찍 투자하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고 했다.
한편 버핏은 게이츠 재단에 더 이상 기부하지 않는 것과 관련한 설명도 했다. 버핏은 14일 낸 성명에서 “향후 8년에 걸쳐 내가 보유한 버크셔 주식 전부를 처분하겠다”면서 게이츠 재단은 제외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관계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버핏은 두 사람의 관계를 “불쾌하다”면서 “그가 실수를 저질렀지만 나 역시 사람을 고용하거나 친구를 선택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했던 것과 다른 사람이라는 점을 깨달은 적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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