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병 통지서 나오기도 전에 “군대 갈래요”… 리투아니아 청년들, 러 위협에 앞다퉈 입대

이민준 기자 2026. 7. 16.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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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5000명 뽑는데 8100명 신청
2015년 징병제 도입 국방력 강화
지난달 24일 폴란드 북동부 오르지시 군사 훈련장에서 한 리투아니아 군인이 훈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발트 3국의 일원인 리투아니아에서 자발적으로 군대에 가겠다는 청년이 크게 늘고 있다고 이 나라 공영방송 LRT가 14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올해 리투아니아군이 접수한 입대 신청은 8100건을 넘었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점령한 이듬해인 2015년 징병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해마다 18∼22세 남성 가운데 약 5000명이 징집돼 9개월간 복무한다. 그런데 징집 대상에게 통보를 하기도 전에 선제적으로 입대하겠다는 청년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입대 신청자 중 4400여 명은 징병 통보 전 자원 입대하겠다고 했고, 3700여 명은 징병 명단이 발표된 뒤 “입영 날짜를 미루지 않고 최대한 빨리 입대하겠다”며 조기 징집을 신청했다. 군 관계자는 “청년들 사이에서 국가 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투아니아 청년들의 자발적 입대 열기는 지정학 및 역사적 배경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가 군사적 요충지로 삼고 있는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와, 러시아의 군사 동맹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참한 벨라루스와 접경하고 있다.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인 리투아니아 입장에서는 적진과 바로 맞닥뜨리고 있어 다른 자유 진영 유럽 국가들보다 안보 위기감이 클 수밖에 없다.

리투아니아의 역사는 옛 소련·러시아와 악연으로 얽혀있다. 중세 시기부터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는 등 대립해온 리투아니아는 18세기 말부터 120여 년간 러시아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1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인 1918년 2월 리투아니아는 독립을 선언했지만, 1940년 발트 3국인 라트비아·에스토니아와 함께 소련에 강제 점령됐다. 리투아니아는 1990년 3월 소련에서 최초로 독립을 선언했다. 이는 다른 지역의 연쇄적 독립 움직임으로 이어지면서 소련 붕괴의 신호탄이 됐다.

이후 라트비아·에스토니아와 강력한 친서방 노선을 견지해 온 리투아니아는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이 가중되자 징병제를 도입하며 국방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연간 2000명 안팎의 자원 입대 신청자는 더욱 늘어나는 양상이다. 리투아니아와 접경한 라트비아도 올해 초 역대 최대 규모인 1560명이 선제적으로 입영을 지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안보 위기감이 커지면서 부분적 징병제를 부활시킨 독일에선 양심적 병역 거부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독일 매체 RND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양심적 병역 거부 신청 5862건이 접수됐다. 2025년 한 해 접수된 3867건보다 많다. 국가적 위기 상황이 발생하거나 자원 입대자가 부족할 경우 징병할 수 있도록 규정한 새 병역법이 올해부터 시행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독일 가족·시민사회업무청은 입영 대상자가 집총시 정신적 고통 혹은 인격 파탄 가능성 같은 상세한 병역 거부 사유를 서류로 제출하면, 심의를 거쳐 병역을 면제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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