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로봇에 적합… 물리적 원리 아는 AI 만든다”

최아리 기자 2026. 7. 1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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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모델’ 개발 스타트업
르브룅 AMI랩스 공동 창업자
알렉상드르 르브룅 AMI랩스 대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SBVA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오픈AI의 GPT를 필두로 거대언어모델(LLM)이 인공지능(AI) 시대를 열었지만, 새롭게 등장하는 로봇 등 ‘피지컬 AI(물리적 AI)’에는 LLM이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글로만 학습한 AI로는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로봇을 제대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재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단어’가 아닌 다음 ‘상황’을 예측하는 ‘월드모델(world model)’이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이러한 월드모델을 만들겠다고 나선 가운데, ‘딥러닝의 대부’이자 ‘AI 4대 석학’ 중 하나로 불리는 얀 르쿤 뉴욕대 교수가 작년 12월 설립한 AMI랩스가 주목받는다. 이 업체는 지난 3월 시드(초기) 투자로 10억3000만달러(약 1조5300억원)를 유치했다. 아직 제품도 매출 계획도 없는 회사에 이렇게 많은 돈이 몰린 것은 테크 업계가 ‘LLM 다음’으로 ‘월드모델’에 베팅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이 투자했다.

그래픽=양진경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SBVA 사무실에서 만난 알렉상드르 르브룅 AMI랩스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로봇에 중요한 것은 물리적 원리를 이해하는 AI”라고 했다. 그는 20년간 AI 업체 3곳을 설립한 ‘연쇄 창업가’다. 미 실리콘밸리 메타 AI 연구소에서 얀 르쿤 교수와 함께 일한 것을 계기로 AMI랩스를 공동창업했다. 르브룅 CEO는 “LLM의 한계를 극복하자는 르쿤 교수의 제안에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그가 국내 언론과 인터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르브룅 CEO는 인터뷰 중 “야심찬(ambitious)”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월드모델 개발이 AI 아키텍처(구조)를 새로 짜야 하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그는 ”‘AI의 고질병’인 환각 현상을 없애는 방법은 월드모델에 있다”고 했다. LLM은 다음에 올 확률이 가장 높은 단어를 예상하는 통계적 예측에 기반한 모델이다. 반면 월드모델은 단어가 아닌 다음 ‘행동’을 예측한다. 르브룅 CEO는 “AI가 다음 행동을 예측하게 하는 법은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학습시켜 다음 장면을 통째로 ‘생성’하는 방식과, AI가 현실 세계의 법칙을 ‘이해’해 예측하는 방식 등 2가지가 있다”며 “AMI랩스는 후자”라고 했다.

알렉상드르 르브룅 AMI랩스 대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SBVA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인터뷰 중 르브룅 CEO는 뚜껑을 연 물병을 탁자 끝으로 밀었다. 이를 지켜보던 주변에서 “어~”하는 소리가 나왔다. 그는 “이처럼 4~5세 아이도 물병을 더 밀면 탁자에서 떨어지고 물이 사방으로 튈 것을 직관적으로 안다”며 “이렇게 하면 떨어진다는 물리적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우리가 만드려는 월드모델”이라고 했다.

현재 산업 현장엔 생성형 방식의 AI를 적용한 로봇이 많이 쓰인다. 르브룅 CEO는 “지금 배치된 로봇은 좁은 범위의 작업을 프로그래밍된 대로 수행할 뿐 맥락에 대한 인식이 없다”며 “8세 아이가 처음 보는 식탁도 치울 수 있는 것처럼, 다양한 환경에서 로봇을 쓰려면 주변 세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월드랩스, 제너럴 인튜이션, 오디세이, 데카르트 등 월드모델 스타트업에 30억달러의 투자금이 몰렸다. 특히 AMI랩스는 개발 코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자사 중심의 생태계를 꿈꾼다. 르브룅 CEO는 “월드모델을 헬스케어·웨어러블·제조 자동화 기업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우리를 중심으로 완전한 월드모델 생태계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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