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삐걱대는 한미관계 현주소 드러낸 강경화 대사 일시 귀국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가 조현 외교부 장관 지시로 일시 귀국했다. 4월에 이어 석 달 사이 또다시 한국에 왔다. 주요국 대사가 이처럼 빈번하게 본국을 오가는 경우는 드물다. 한미관계의 최대 갈등요인으로 부각된 쿠팡 사태를 매개로 한 통상· 안보 마찰이 만만치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 대사는 닷새간 국내에 머물면서 조 장관을 비롯해 국가안보실, 산업통상부,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당국자들을 두루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을 포함해 대미 투자와 핵추진잠수함 도입, 정보통신망법 문제까지 양국 입장이 엇갈리는 현안이 수두룩하다.
미 의회와 백악관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우리 정부 대응이 “차별적”이라며 “쿠팡이 이재명 정부의 표적이 됐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국적에 따라 기업 활동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거나 누구를 표적화해 조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인식차가 여전하다. 미 국무부는 7일 시행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과도한 콘텐츠 규제를 초래하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어 심각히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생산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고 압박했다. 정부가 서남권에 800조 원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하자 미국이 끼어든 모양새가 됐다. 3,500억 달러를 투자할 대미투자특별법은 시행 한 달이 다 되도록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양국 이해관계가 걸린 여러 이슈에 발목 잡히면서 자주국방 핵심인 핵추진잠수함 건조도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강 대사는 일주일 전 쿠팡 사태와 관련, “한미관계에 부담되지 않게 안정적으로 관리해가자는 공감대가 양국 정부 간에 형성돼 있다”고 낙관했다. 하지만 강 대사를 불러들인 걸 보면 상황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국내 취재진과 만나서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가는 이슈”라고 다른 말을 했다. 강 대사가 미 현지 정세를 제대로 파악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한미관계가 연일 삐걱대고 있다. 꼬인 실타래를 속히 푸는 게 국익에 부합한다. 동맹 관리 문제가 큰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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