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성소피아서 성경 읽은 러시아인 부부…튀르키에서 억류

튀르키예의 관광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성소피아(튀르키예어 아야소피아)에서 성경을 읽은 러시아인 부부가 당국에 억류됐다고 현지시각 15일 러시아 매체 오스토로즈노노보스티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3일 튀르키예에 입국해 이스탄불 구시가지에 있는 성소피아를 찾았으며, 남편이 건물 안에서 성경을 꺼내 읽자 곁에 선 부인도 함께 눈으로 성경을 읽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이들을 에워싼 뒤 아래층으로 끌고 갔으며, 곧 경찰서로 연행됐습니다.
경찰은 이들 부부를 계속 구금할지, 러시아로 추방할지를 검토 중이라고 전해졌습니다.
튀르키예 형법 216조 3항은 "국민 일부가 신봉하는 종교적 가치를 공연히 모독하고 그 행위가 공공의 안녕을 해할 우려가 있을 경우 6개월에서 1년의 징역형에 처한다"고 명시합니다.
이와 관련해 타스 통신은 이스탄불 경찰을 통해 이같은 사건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스탄불 주재 러시아총영사관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성소피아는 비잔틴제국(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537년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에 대성당으로 건립한 건물입니다.
이후 916년간 정교회의 총본산 역할을 했으나, 1453년 오스만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한 뒤 성소피아를 황실 모스크로 개조했습니다.
1차 세계대전으로 오스만제국이 몰락한 후 튀르키예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된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강력한 세속주의를 앞세워 1934년 내각회의에서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듬해 박물관이 개장했습니다.
2020년 튀르키예 최고행정법원이 아타튀르크 때의 행정명령을 취소한 뒤 에르도안 대통령이 모스크 전환을 결정했습니다.
이슬람주의를 앞세워 2000년대 집권을 시작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시 유네스코 등 국제사회의 반발에 대해 "우리 주권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튀르키예 정부는 종교시설로 바뀐 성소피아 입장을 전면 무료화했다가 2024년 1월부터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시 입장료를 받고 있습니다.
기도하러 성소피아를 찾는 현지 무슬림만 별도의 입구를 통해 무료 입장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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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향 기자 (nausik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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