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보다 많이 샀다"…외인들 2조 쓸어담은 '이 주식' [종목+]
SK하이닉스 2조·삼성전자 2100억 담아
지주사 SK스퀘어도 순매수 상위 2위
과매도 인식에 따른 저가 매수 분석
증권가 "최근 조정 펀더멘털과 무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셀 코리아'를 멈추고 '사자'로 돌아선 가운데 최근 2거래일간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2조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기초체력과 무관하게 과매도권에 진입했다는 인식 속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2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19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19일 이후 이달 8일(3437억원)과 9일(1343억원)을 제외하면 줄곧 '팔자'에 나섰던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2조원 넘게 사들이며 전날(9565억원)보다 순매수 규모를 키웠다. 외국인이 2조원 넘게 국내 주식을 사들인 건 지난달 12일 이후 23거래일 만이다.
외국인은 최근 2거래일간 SK하이닉스(1조9322억원)를 가장 많이 담았다. SK하이닉스는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SK하이닉스 지분 20.5%를 보유한 SK스퀘어(2531억원)와 삼성전자(2193억원)가 이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강하게 조정받았다. 이들 주가는 전날까지만 해도 각각 191만3000원과 26만3000원까지 밀렸었다. 지난달 장중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각각 35.96%, 29.77% 급락한 수준이다. 반도체 업황 고점 우려와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따른 수급 왜곡 우려가 투매를 유발하면서다.
하지만 이날은 두 종목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주가가 각각 8.83%, 6.27% 반등했다. 기업의 기초체력과 업황이 여전히 견고한 상황 속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커진 점이 투자 유인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이화진 메리츠증권 광화문프리미어센터 차장은 "외국인이 그동안 리밸런싱(자산 재분배)을 단행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날의 매수세는 '진성 수급'으로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변동성은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과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며 "그러나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대로 인한 구조적 공급 제약, 장기공급계약(LTA) 구조는 메모리 산업의 높은 이익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제한적 공급이라는 업황 핵심 변수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프리미엄이 확대될수록 외국인의 순매수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간밤 SK하이닉스 ADR은 27% 이상 급등해 본주 가격에 견준 프리미엄이 50% 넘게 커졌다. 현재 ADR과 전날 종가 기준 본주와의 프리미엄 격차는 51%다. 이는 ADR 상장 당시 책정됐던 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외국인이 본주를 매도하고 ADR로 넘어갈 것이란 시장 일각의 우려와 달리 지금처럼 프리미엄이 확대될수록 본주 순매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가 대표 사례로 지목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TSMC의 ADR 프리미엄이 확대될 경우 외국인의 본주 순매수가 발생한다"며 "ADR이 본주 대비 25% 이상 프리미엄을 받는 상황에서 양쪽 시장에 모두 접근할 수 있는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싼 ADR보다 저렴한 본주를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대만 증시에서는 TSMC의 ADR 프리미엄이 20%를 웃돌 때 본주가 매력적이라고 판단한다"며 "SK하이닉스 역시 ADR 상장이 외국인의 본주에 대한 구조적인 이탈 요인이라기보다 ADR 프리미엄을 통해 미국과 한국 증시 사이에 새로운 가격 발견 경로가 만들어지는 기회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짚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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