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우회로’ 확보 나선 산유국들
완공 땐 수출량 45% 우회 가능성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되면서 역내 불안정성이 커지자 송유관 건설사업 등 대체 인프라 구축사업이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14일(현지시간) 여러 국가와 기업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수출 경로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분석가들은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검토 중인 송유관 및 수출 인프라 사업 7건을 분석했다. 분석가들은 이들 사업이 완료될 경우 전쟁 이전 수출량의 4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오만만의 푸자이라 항구로 이어지는 ‘동서 송유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UAE는 이 송유관이 2027년 완공돼 가동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라크도 ‘바스라-하디타 송유관’을 건설하고 있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북부 하디타까지 연결되는 이 송유관이 완공되면 시리아, 튀르키예, 요르단까지 닿게 된다.
미국도 이라크를 거치는 대체 수송로 마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특사인 톰 배럭은 미국·이라크 관계자 등과 만나 폐쇄된 ‘키르쿠크-바니야스 송유관’ 재건을 논의했다. 이라크에서 지중해의 시리아 서부 해안으로 이어지는 이 송유관은 20여년 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손상돼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송유관뿐만 아니라 항만 등 인프라를 건설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항만 운영사 DP월드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기 위해 UAE에 새로운 항만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P월드 고위 관계자는 새 항만이 1년 반 안에 완공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보고서에서 “2026년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및 호르무즈 해협 교란 사태는 세계가 가장 중요한 에너지 병목 지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가속한 계기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을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수송망이 모두 건설되더라도 하루 700만~900만배럴의 원유 및 정제 석유제품은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고 전했다. 게다가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는 송유관을 이용해 우회할 수 있는 원유와 달리 냉각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저장과 운송이 어려워 송유관을 통한 수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과 이란이 공습을 주고받은 후 역내 긴장이 고조되면서 해협을 지나는 선박량도 다시 급감했다. 글로벌 무역 데이터 제공업체인 크플러에 따르면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4척이었으며 그중 4척이 원유 운반선이었다. 지난 5일 선박 37척이 통과한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 만에 통항량이 약 60% 감소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충주시장 재검표 결과 ‘1표’ 이동, 뒤집기는 없었다···‘26표 차’ 부산시의원·‘44표 차’
- [속보]홈플러스 2000억 긴급 수혈, 회생 불씨 살아나나···MBK·메리츠, 지원 방안 극적 합의
- 유시민 ‘이재명 대통령 필연적 실패’ 발언에 민주당 “저주와 다르지 않다…고사 지내나”
- ‘큰 실망 10가지 중 하나’ 손흥민···“한국 대표팀 심장과 같던 선수, 초능력 잃었다”
- 장윤기는 살해 여고생 몰랐다는데···휴대폰 속에서 ‘알았을’ 흔적 나왔다
- 젠슨 황 “SK하이닉스 ADR,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
- 대만 매체 “트와이스 쯔위, JYP 떠날 수도”···본명 저우쯔위로 이달 초 활동도
- ‘양평 고속도로’ 원희룡 신체·차량 압색 ‘휴대전화 확보’···종합특검 ‘직권남용 피의자
- 황우석에게 준 최고과학기술인상 22년 만에 박탈…상금 3억원 환수는 어려워
- [속보]‘채상병 수사비밀 유출’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구속영장 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