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줄”… 하얀 쓰레기 인천 섬 덮쳤다
덕적면 울도·백아도 등서 목격
비바람에 스티로폼 부서져 발생
미세플라스틱에 생태계도 위협

“처음에는 눈이 내린 줄 알았습니다. 가까이 보니 스티로폼 알갱이가 천지입니다.”
인천 옹진군 덕적면 울도에 사는 김필협 어촌계장은 15일 오전 마을 앞 해변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흰색 알갱이가 해변을 새하얗게 뒤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계장이 가까이 다가가 만져 보니 흰색 알갱이의 정체는 스티로폼이었다.
인하대 경기·인천씨그랜트센터(지역거점 해양·수산 연구기관) 주민책임연구원이기도 한 그는 “그동안 커다란 스티로폼 부표나 플라스틱 어구 등은 많이 봤지만 이렇게 작은 알갱이 형태의 스티로폼이 섬에 밀려들어온 것은 처음”이라며 “멀리서 보면 눈이 내린 것으로 오해할 정도다. 모래와 스티로폼 알갱이가 뒤섞여 있어 일일이 치우기도 곤란했다”고 했다.

이날 덕적면 백아도에서도 같은 광경이 목격됐다. 전날 비바람이 몰아치며 해안가로 떠내려온 스티로폼 알갱이가 바람에 날려 섬 곳곳에 퍼졌다. 이현각 백아도 어촌계장(주민책임연구원)은 “바다가 전부 스티로폼 알갱이다. 떠내려오고 바람에 도로까지 날리면서 동네에 눈이 내리는 것 같다”며 “주민들이 함께 나와 도로를 쓸고, 치우고 있지만 바닷가 모래에 섞여 있는 알갱이는 수거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울도와 백아도에서 발견된 스티로폼 알갱이는 전날 비바람으로 스티로폼 부표가 바위 등에 부딪혀 부서지면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스티로폼 알갱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잘게 분해돼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부피가 큰 일반 해양쓰레기와 달리 직접 수거해 처리하기도 어려워 방치되는 일이 많다. 결국 스티로폼 알갱이는 바람에 다시 날아가거나 바다로 유입된다.
생태계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이번에 스티로폼 알갱이가 대량 발견된 울도와 백아도를 비롯해 인근 굴업도 등 해역은 해양보호생물인 상괭이의 주요 서식지다. 섬에서 폐사한 상괭이 사체를 부검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검출된 연구 결과도 있다. 스티로폼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물 몸속에 쌓이면, 수산물을 섭취하는 사람의 몸으로 유입되는 악순환도 반복된다.

전문가는 폭우와 함께 대조기 등이 겹치면서 스티로폼 알갱이가 섬에 대량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했다. 우승범 경기·인천 씨그랜트센터장은 “겉으로는 모두 똑같아 보이는 바다도 그 속에서는 수온과 염분 등에 의해 섞이지 않고 일종의 전선이 생긴다”며 “이 전선을 따라 해양쓰레기가 흘러다니는데, 이동 경로를 파악해 해양쓰레기 처리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쓰레기가 다시 바다로 나가기 전에 육상에서 최대한 수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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