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반기 경제 성적표는?…스스로 인정한 “강 공급, 약 수요의 모순”

이승준 2026. 7. 1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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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상반기 성장률 4.7%…목표권은 지켰지만 경기 둔화 뚜렷

중국 경제가 올해 상반기 4.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상반기 국내총생산, GDP가 69조 5,704억 위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습니다.
올해 중국 정부가 제시한 연간 성장 목표 4.5~5% 범위 안에는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1분기 5.0%에서 2분기 4.3%로 성장세가 꺾였습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이 각각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5%)를 소폭 하회하는 수치로, 올해 1분기(5.0%)보다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습니다. 2분기 성장률만 놓고 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았던 2022년 4분기(2.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상반기 중국 경제 성장률 수치가 보여주는 핵심은 경제성장의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중국 경제의 ‘약한 고리’가 확인됐다는 점입니다.

■ '4.7%' 숫자 이면…"강한 공급, 약한 수요의 모순"

이번 상반기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국가통계국이 내놓은 발표문 끝부분을 보면 "공급강·수요약(供强需弱) 모순이 돌출되어 있다"고 적었습니다. 중국의 '생산과 공급'은 강하지만, 그 생산을 소화할 만한 '소비와 수요'가 뒷받침 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중국에서, 그것도 공식 문서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약점을 인정하는 것은 상당히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실제로 상반기 사회소비품 소매총액은 1.3%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서비스 소매는 5.3% 늘었지만, 상품 소매는 1.1% 증가에 머물렀습니다. 6월 소매판매도 1.0% 증가에 그쳐, 소비 회복이 아직 강하지 않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면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내수 확대’와 이른바 ‘국내 대순환’ 전략도 힘을 받기 어렵습니다.

주민 1인당 가처분소득도 실질 기준 4.2% 늘어 GDP 성장률보다 낮았습니다. 가계 소득 증가가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하면 소비 회복도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이 앞서 가고 있다고 자부하는 AI, 그리고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모두가 기성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주목해 봐야할 점입니다. 내수 회복의 중심에 일자리와 소득 증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 최대 약점, 부동산

가장 큰 약점은 부동산과 투자입니다. 상반기 신규 주택 판매 면적은 11.6%, 판매액은 13.6% 줄었습니다. 부동산 침체가 지방정부 재정과 가계 심리, 민간 투자까지 누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대도시를 중심으로는 회복 신호도 감지됩니다. 2025년 1분기 선전 신규 주택 거래가 80% 이상, 상하이·광저우·항저우에서는 20% 이상 늘었습니다. 하지만 중국도 2022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혼인 건수도 줄고 있습니다. 현재 대도시 중심으로 감지되는 부동산 온기가 전국으로 퍼질 수 있느냐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 '신질생산력'의 이면…"제조업 양극화"

중국 제조업은 겉으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양극화가 뚜렷합니다.

수치를 볼까요? 상반기 규모 이상 공업 증가율은 5.4%였고, 제조업은 5.6%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장비 제조업은 9.3%, 첨단기술 제조업은 13.3% 늘었습니다. 중국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이른바 '신질 생산력', 그러니까 첨단 기술 분야의 성장은 전체 제조업보다 훨씬 빠릅니다. 특히 3D 프린터 장비 48.5%, 리튬이온 배터리 39.3%, 산업용 로봇 28.0% 증가가 대표적입니다.

전기차와 배터리, 로봇 등 첨단 제조업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부동산 경기와 내수 소비에 의존하는 전통 제조업은 부진한 겁니다. 또 수출형 대기업과 정책 지원을 받는 첨단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내수형 중소 제조업체는 주문 부족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구조입니다.

■"팔 곳이 없다"…생산 과잉의 결론은 '수출'

강력한 생산, 그리고 빈약한 내수의 조합은 중국의 수출 드라이브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2가지 변수입니다.

중국의 강력한 대외무역 수치를 볼까요? 상반기 수출은 13.4%, 수입은 22.1% 늘었습니다. 기계전자제품 수출이 20.1%로 전체 수출의 63.5%를 차지했습니다. 수출 경쟁력은 여전히 강하지만, 이는 동시에 중국 경제가 국내 수요보다 대외적 요인, 즉 외부 수요에 더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전기차 등 이른바 신에너지차는 좋은 예입니다. 국내 전기차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생산은 크게 늘어난 반면, 국내 수요는 정체되어 있습니다. 결국 중국의 신에너지차 업체들은 수출로 활로를 찾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상반기 중국경제 4.7% 성장을 잘 들여다보면, 성장의 질과 균형에는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 신호가 읽힙니다. 첨단 제조와 수출은 빠르게 달리고 있지만, 소비와 부동산, 민간 투자는 뒤쳐져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할 하반기 관전 포인트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추가 경기 부양의 강도입니다. 이달 말 열릴 가능성이 높은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성장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정책 기조를 조정하기 때문입니다. 성장률이 목표 범위 안에 있는 만큼 대규모 부양책보다는 소비 진작, 부동산 안정, 지방정부 부채 관리, 첨단산업 지원을 섞은 선별적 대응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2분기 성장률이 4.3%까지 낮아진 만큼, 내수 확대와 재정 지원에 더 무게를 실을지 주목됩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하나는 중국 내수가 약하면 한국의 대중 소비재·중간재 수요 회복도 제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중국의 첨단 제조업 성장세가 전기차, 배터리, 로봇, 전자부품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의 경쟁을 더 거세게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두 가지 관점에서 하반기 중국 경제 운영의 방향성을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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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sail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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