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에 빛바랜 수출 호황…中 2분기 성장률 3년만에 최저
수출 호조에도 소비 등 내수 급감
부동산개발투자 1992년 이후 최저
실업률 표면과 달리 실제 10% 육박 진단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봉쇄 여파가 남아 있던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둔화됐다. 반도체·전기차 첨단 제조업 수출 호황 속에서도 내수 부진이 계속되며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1분기(5.0%) 대비 큰 폭으로 둔화된 것으로 로이터·블룸버그(4.5%), 니혼게이자이신문(4.6%) 등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를 모두 밑돌았다. 2022년 4분기(2.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자 중국 정부가 올해 초 제시한 성장률 목표(4.5~5.0%) 하단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다. 상반기 전체 성장률은 4.7%를 기록했다.
발목을 잡은 것은 내수다. 특히 전체 GDP의 40%가량을 차지하는 투자의 위축이 이번 분기 성장률 부진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6월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해 시장 전망치(4.9% 감소)보다 낙폭이 컸다. 중국 기업 간의 과도한 저가 출혈 경쟁을 제어하고 나선 정부의 방침이 일부 시설 투자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로 태양광·배터리·전기차·철강 등 과잉 생산 업종이 주요 대상이다. 그 밖에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줄어 1992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소비 부진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강도는 여전히 약하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월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해 시장 예상치(1.1%)는 물론 중국 당국이 연초 제시한 목표치(2%대 상승)에 미치지 못했다. 백화점과 편의점 등 소매점 판매 흐름을 보여주는 6월 소매판매는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전망치(0.1% 감소)는 상회했으며 5월(0.6% 감소)과 비교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고용 지표도 표면적으로는 안정됐지만 체감 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다. 6월 도시 지역 조사 실업률은 5.0%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실제 체감 실업률은 공식 지표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다오쿠이 칭화대 중국경제사상·실천연구원장은 장기간 구직 활동을 단념해 통계상 노동인구에서 제외됐지만 취업을 원하는 사람이 2400만 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절반은 16~24세라고 추산했다. 이들을 포함한 광의의 실업률은 공식 발표치의 두 배 수준인 10.2%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인공지능(AI) 붐과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 시너지 속 수출이 그나마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0% 증가해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상반기 수출액은 16.9% 증가했다. 반도체와 전기차·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 분야의 수출이 선방한 효과다. 실제 상반기 전체 수출 증가율(16.9%) 가운데 6.9%포인트는 전자·컴퓨터 부품에서 비롯된 것으로 집계됐다. 리튬배터리와 전기차 수출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6%, 68.7% 급증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률에도 대규모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수출이 여전히 견조한 데다 상반기 성장률이 어쨌든 정부 목표 범위 안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전날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소비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지난해 50조 위안 규모였던 연간 소매판매액을 2030년까지 약 60조 위안(9조 달러)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연평균 성장률로 환산하면 3.7% 수준으로 14차 5개년 기간의 5% 안팎보다 낮다. 저우하오 홍콩 궈타이하이퉁증권 애널리스트는 “외부 수요가 성장에 의미 있는 완충 역할을 계속하는 한 당국은 대규모 경기 부양책보다 목표를 겨냥한 점진적 정책 지원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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