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청산 막아야” 절박한 직원·점주들 거리로 나섰다 [현장]
“책임감 보여라” MBK 규탄 ‘한 목소리’
“무너지지 않게 도와달라” 정부에도 호소

“우리가 한가하게 파업 같은 거 하겠다고 여기 모인 게 아닙니다. 살려달라는 겁니다."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홈플러스 직원이 한 얘기다. 집회 참석을 위해 MBK파트너스 본사로 향하고 있다는 이 직원은 “(정부나 MBK 등) 누구라도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는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오후 2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조합원들이 MBK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살리기 국민대회'를 연 뒤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이와 별도로 3시에는 동화면세점 앞에서 민주노총이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버스 승객 일부는 30분 넘게 차가 정차해 불편을 겪기도 했다.
각종 유니폼을 입은 이들이 현장에 가득했다. 미국 사업장 임금이 3만원에 육박한다며 우리도 돈을 더 달라는 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들려왔다. '원청 교섭 쟁취', '돌봄 국가책임' 등 각자 주장을 담은 팻말을 든 사람도 많이 보였다.
홈플러스 직원들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회사가 청산이냐 회생이냐 기로에 서 있는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조합원들은 '김병주 처벌', 'MBK 먹튀자본 회수' 등 구호를 외치며 대주주를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파산 말고 회생에 지원하라'며 정부 지원을 촉구하는 현수막도 보였다.

같은 시각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는 홈플러스 입점 점주들이 '생존권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점주는 “(이번 집회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김병국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장은 “열흘 전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나왔고 점주들은 벼랑 끝에 섰다. MBK는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기습적으로 휴점을 발표했다"며 “(휴점 결정 과정에서) 입점 점주들과 상의 한 번 없었고 대책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매장 문을 닫는 게 단순히 하루 장사 못 하는 게 아니다. 식자재는 폐기해야 하고 직원들 불안감은 높아지고 겨우 받은 예약도 취소해야 한다"며 “그 피해는 모두 우리 몫이다. 수천명의 점주와 노동자의 삶이 걸린 문제를 무책임하게 처리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입점 점주들은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라"며 MBK에 자금 지원 등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가) 무너진 뒤에 지원금을 내놓지 말고 그 전에 살려달라"고 당부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회생계획안 실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인 2000억원의 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항고 기한인 20일까지 운영자금 확보 방안을 제출하면 회생절차 연장이 재고될 수 있는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고갈에 따른 매장 유지 비용 부족으로 대형마트 영업을 지난 13일부터 임시 중단했다. 20일 법원의 최종 결정을 지켜보고 영업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후 대형마트 점포 수를 126개에서 67개로 줄이고 슈퍼마켓 부문인 익스프레스를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그럼에도 회생계획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파산 위기에 처해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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