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희 부산경찰청장 “범죄 뒤쫓는 경찰에서 원인 해결하는 경찰로 전환”

황석하 2026. 7. 1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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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간 피싱 738건 적발
반복 신고 사건 범죄 비화 전 해결
정이한 자작극 수사 비공개 논란
공범 진술 수시로 바뀌어 불가피

“지난 100일은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부산시민의 협조 덕분에 노동절 집회와 지방선거, 대형 공연 등 주요 현안을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평온한 일상의 수호자’라는 마음으로 시민의 일상을 지키는 부산경찰이 되겠습니다.”

15일 취임 100일을 맞는 김성희 부산경찰청장이 〈부산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소회다. 지난 4월 부산경찰청장으로 부임한 김 청장은 취임 이후 치안 성과와 향후 운영 방향, 최근 논란이 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음료 테러 자작극’ 수사에 대한 입장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부산경찰은 피싱 범죄 특별단속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최근 100일 동안 보이스피싱, 투자리딩방, 노쇼 사기, 로맨스스캠 등 피싱 범죄 738건을 적발하고 812명을 검거했다. 금융권과 협업해 2000만 원 이상 현금 인출 신고 체계를 운영하면서 46건, 19억 2810만 원 상당의 피해를 사전에 막아냈다.

마약 범죄 대응도 성과를 거뒀다. 부산경찰은 326건의 마약 사건에서 398명을 검거해 79명을 구속했다.

김 청장은 “마약사범의 경우 예방과 단속, 치료와 재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재활 협의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마약의 청소년 침투를 막기 위해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통한 예방 교육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김 청장이 가장 강조한 화두는 단연 ‘예방’이었다. 김 청장의 이 같은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정책이 ‘112 반복신고 전수 분석’이다. 부산에서는 하루 평균 3300여 건의 112 신고가 접수된다. 김 청장은 반복적으로 접수되는 신고를 단순 민원으로 넘기지 않고 ‘범죄의 전조 신호’로 재해석했다. 반복 신고를 정신 위기와 층간소음, 상습 주취·행패, 관계성 범죄, 생계형 범죄, 교통 불편 등 9개 유형으로 분류해 분석하고, 강력범죄로 비화하기 전에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아울러 보건복지부와 정신건강복지센터, 의료기관, 부산시 등과 협업 체계를 확대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각종 기관과 연결해주고 있다.

김 청장은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강력사건도 층간소음이나 이웃 간 갈등, 상습 주취 같은 작은 문제가 수십 차례 반복되고 누적된 끝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예전에는 신고가 들어오면 출동해 그 순간의 갈등만 봉합했다면 앞으로는 반복 신고 속에 담긴 맥락과 원인을 읽어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최근 전국적인 논란으로 번진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음료 테러 자작극 사건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경찰은 선거 전 정 전 후보가 범행을 시인했음에도 수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부산 유권자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청장은 선거 전 수사 내용 비공개에 대해 “5월 중순 정 전 후보가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을 당시에는 공범 A 씨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구두 진술만 있었을 뿐 정식 조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A 씨의 진술도 수시로 바뀌는 상황이었다”며 “선거 이후에는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를 분석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적극 알릴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에 공감하며 향후 적극적인 대국민 소통 의지도 밝혔다. 김 청장은 “수사 중인 사건이라도 공보 규칙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는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경찰청에도 지속적으로 건의했다”며 “사건·사고뿐 아니라 가짜뉴스 대응, 주민 신고 활성화, 시민 협조가 필요한 각종 정책도 사례 중심으로 적극 알리면서 부산의 치안 수준을 높여 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