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서벵골주 학교급식 ‘채식 강요’ 논란…‘달걀 제외’ 법정 다툼으로

윤연정 기자 2026. 7. 1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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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인도 서벵골주 콜카타의 한 공립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을 먹고 있다. 서벵골주 정부가 종교적 이유로 채식만 제공하는 국제크리슈나의식협회(ISKCON)에 공립학교의 무료 급식을 맡기면서, 다음 달 1일부터 급식에 달걀이 빠진다. AFP 연합뉴스

인도 서벵골주 콜카타와 주 일부 지역 학교급식에서 달걀을 빼는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3주 넘게 이어진 끝에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새 주정부가 힌두교계 단체에 채식 급식을 맡기면서 벌어진 일인데, 야당은 “학생들에게 채식을 강요한다”고 반발했다.

14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 통신과 현지 매체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서벵골주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콜카타와 주 일부 지역 공립학교에서 주 1회 제공하던 달걀을 빼고 식물성 식품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이는 주정부가 무료 학교급식 제공을 맡긴 국제크리슈나의식협회(ISKCON) 쪽 방침이다. 힌두교 신 크리슈나를 숭배하는 이 단체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채식만 제공한다.

논란은 지난달 22일 주정부가 예산안에서 국제크리슈나의식협회에 학교 급식을 맡기는 시범사업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튿날 교육장관이 “달걀만이 영양 공급원은 아니다”라고 옹호하자 야당과 교육계의 반발이 커졌다. 이번 결정은 지난 5월 주의회 선거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15년간 집권한 지역 정당 트리나물콩그레스(TMC)를 꺾고 처음 주정부를 장악한 뒤 나왔다.

인도국민당은 민족주의 의제의 하나로 채식을 장려해 왔다. 인도 힌두교 상당수는 채식을 지향하지만, 육류와 생선을 비롯해 힌두교에서 비채식 식품으로 분류되는 달걀을 섭취하는 사람도 많다.

마마타 바네르지 전 서벵골주 총리는 달걀을 급식에서 제외한 것이 지역의 “문화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트리나물콩그레스 소속 돌라 센 의원도 “인도국민당 정부가 학생들에게 채식을 강요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출석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벵골주의 한 교사는 “달걀이 나오는 날이면 학생들이 대거 학교에 온다”고 아에프페에 말했다. 남부 카르나타카주에서는 달걀 제공을 주 6일로 확대한 뒤 학생 출석률이 93.5%에서 98.97%로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 공식 통계에서 나타났다.

영양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도 학교급식은 주로 저소득층 어린이의 영양 개선과 발육 부진 감소에 기여해 왔는데,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달걀이 빠지면 이들이 주요 단백질 공급원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2021년 보고서에서 학교급식이 인도 어린이의 발육 부진을 줄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보건의사 실비아 카르파감도 아에프페에 달걀을 “단백질 품질의 표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크리슈나의식협회는 콩고기와 코티지치즈, 렌틸콩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논란은 법정으로도 번졌다. 고등법원은 학교 급식을 국제크리슈나의식협회에 맡긴 경위를 설명하라고 서벵골주 정부에 요구했으며, 심리는 다음달에 열 예정이다.

지난 9일 인도 콜카타의 한 공립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 급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서벵골주 정부가 종교적 이유로 채식만 제공하는 국제크리슈나의식협회(ISKCON)에 공립학교의 무료 급식을 맡기면서, 다음 달 1일부터 급식에 달걀이 빠진다. AFP 연합뉴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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