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아, 신보에 녹인 '자기혐오'…"거식·폭식증 겪어, 해야 할 이야기"

15일 서울 마포구 NOL 씨어터 합정 동양생명홀에서는 가수 권진아의 세 번째 EP 'SAVE ME'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번 앨범은 권진아가 데뷔 후 처음으로 전곡을 록 기반 사운드로 채운 작품이다. '감성 발라더'라는 기존 이미지를 넘어 보다 거칠고 직설적인 사운드로 자기 내면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앨범에는 'WHO CAN CHANGE'를 시작으로 타이틀곡 'MONSTER', 선공개 곡 'Rain on me' '87days' 'Don't Save Me'까지 총 5곡이 담겼다. 전곡의 작사·작곡을 권진아가 맡았다.
타이틀곡 'MONSTER'는 마음속 자기혐오를 마주한 끝에 스스로를 구원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익숙한 위로 대신 '사랑하지 못하더라도 내일로 나아가자'는 현실적인 응원을 건넨다.
권진아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깊숙이 꺼낸 이야기가 '자기혐오'였다고 밝혔다. 그는 "자기혐오는 저에게 친구 같은 존재다. 늘 함께하는 감정이고 극복하고 싶지만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며 "지난해 정규앨범에서는 대중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곡들을 배치했다면 이번에는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 내면의 이야기를 할 때는 일렉기타의 쨍한 사운드가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해줬다"며 "그동안도 깊은 이야기를 할 때는 록 사운드를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전면적으로 밴드 사운드로 채우며 또래 세대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뮤직비디오에 자신의 식이장애 경험을 담은 이유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권진아는 "오랜 자기혐오의 시간에서 식이장애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며 "어린 나이에 데뷔하면서 제 얼굴도, 몸매도, 목소리도 모두 싫었다. 가장 빨리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 방법이 다이어트였고 그러다 체형 강박에 오랫동안 시달리며 거식증과 폭식증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물론 건강한 몸이 중요하지만 여전히 마르고 예쁜 몸을 더 찬양하는 분위기가 있지 않나. 저 역시 그런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다"며 "언젠가는 꼭 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이번 앨범에 자연스럽게 담게 됐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MONSTER'에 담긴 위로 역시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그는 "우리가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더라도 내일로 가자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그게 제게는 더 현실적인 위로였다"며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제 오랜 자기혐오의 역사를 들여다보게 됐고 그 과정에서 저 역시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다"고 전했다.
위로의 방식을 두고는 "'괜찮아', '잘할 수 있어'라는 말은 한 번도 크게 와닿지 않았다"며 "'나도 그래', '나도 어려웠어'라는 말이 오히려 '나만 외로운 싸움을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마음을 들게 했다. 그래서 저도 그런 방식으로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고 했다.
또 권진아는 "저 역시 예전보다 저 자신을 많이 받아들이게 됐지만 자기혐오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숙제"라며 "조언을 드리자면 결국 잘 먹고 운동하고 잘 자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웃었다.
이번 앨범의 목표 역시 성적보다 공감이었다. 권진아는 "앨범이 나와서 정말 속이 시원하다. 저는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잘됐으면 좋겠지만 성적을 기대하고 만든 앨범은 아니다. 제 세계를 보여드리고 누군가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스물여덟 살 여성이다. 똑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여기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듣는 분들이 위로받았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권진아의 세 번째 EP 'SAVE ME'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며 같은 날 밤 8시 데뷔 후 첫 컴백 쇼케이스를 열고 팬들에게 신곡 무대를 처음 선보인다.
강지원 기자 jiwon.kang@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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