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데뷔할 때 겨우 두 살이었다”…벌랜더, 통산 10번째이자, 마지막 올스타전서 남긴 울림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순간…사람을 만나고 모두 즐겨라”

(MHN 황혜성 기자)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선수와 캐치볼을 했다. 언젠가 손주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저스틴 벌랜더(43·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자신의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젊은 후배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벌랜더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아메리칸리그(AL) 소속으로 참가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벌랜더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선정한 ‘레전드 픽’ 자격으로 통산 10번째이자 마지막 올스타전 무대를 밟았다.
벌랜더는 2005년 디트로이트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휴스턴 애스트로스,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거쳐 다시 디트로이트로 돌아왔다.
통산 266승과 3554탈삼진을 기록했고, 세 차례 사이영상과 2011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상(MVP), 신인왕,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MLB닷컴은 15일(한국시간) 벌랜더가 마지막 올스타전을 앞두고 젊은 동료들에게 전한 연설 내용을 소개했다.
경기를 앞두고 AL 선수단을 지휘한 존 슈나이더 감독은 벌랜더에게 후배들을 위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벌랜더는 미래의 명예의 전당 헌액자”라며 “그의 마지막 시즌인 만큼 선수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는 것도 멋진 일이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벌랜더는 선수단 앞에서 올스타전과 선수 생활을 대하는 자세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가 전하고자 하는 말은 화려한 기록이나 개인적인 성공이 아니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고,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순간을 충분히 즐기라는 조언이었다.
슈나이더 감독은 “언제 다시 이런 자리에 설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벌랜더는 오랫동안 야구를 하면서 평생 함께할 친구들을 만들었다”며 “야구는 사람들을 이어주고, 우리 모두는 하나의 커다란 가족에 속해 있다는 메시지였다”고 전했다.
벌랜더의 이야기는 자신과 스무 살 이상 차이가 나는 젊은 선수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시즌 AL 신인왕에 오른 23세 애슬레틱스 1루수 닉 커츠는 벌랜더가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을 당시 겨우 두 살이었다.
커츠는 “이 리그에서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거의 모든 것을 이룬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그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가슴에 새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26세 바비 위트 주니어도 벌랜더의 메시지를 그대로 기억했다.
위트 주니어는 “벌랜더는 ‘아무리 많이 경험해도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다. 모든 순간을 받아들이고 즐겨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라고 했다.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정말 즐거운 일이기 때문에 모든 순간을 충분히 느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고 덧붙였다.
AL 선발투수로 나선 딜런 시즈는 벌랜더의 연설 능력에 감탄했다.
시즈는 “벌랜더는 올스타전에서 얻은 가장 큰 기쁨 중 하나가 평소라면 만날 기회가 없는 다른 팀 선수들과 관계를 쌓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정말 품격 있는 연설이었다. 거의 알지 못하는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조 라이언은 경기 전 타격 훈련에서 벌랜더와 캐치볼을 한 순간을 잊지 못했다.
라이언은 “누군가 내게 ‘언젠가 손주들에게 이야기해줄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며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선수와 캐치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벌랜더의 소속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뛰고 있는 21세 내야수 케빈 맥고니글은 벌랜더가 빅리그에 데뷔했을 당시 아직 돌도 지나지 않았다.
자신보다 두 배 이상 나이가 많은 벌랜더와 한 팀에서 뛰고 있는 맥고니글은 “그의 선수 생활 중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벌랜더가 이룬 수많은 성공을 생각하면 그의 마지막 올스타전에 함께했다는 사실이 정말 특별하다”고 전했다.
벌랜더는 자신의 연설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자 미소를 지으며 “무슨 연설이요?”라고 되물었다. 하고 싶은 말은 이미 후배들에게 모두 전달했기 때문에 다시 공개적으로 반복할 필요는 없다는 태도였다.
벌랜더는 수많은 승리와 개인상을 쌓으며 메이저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그러나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후배들에게 강조한 것은 기록이 아닌 사람과 순간의 소중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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