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패권 경쟁' 삼성전자·TSMC, ‘光반도체’ 첨단 패키징 속도

고명훈 기자 2026. 7. 1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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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분야에서도 CPO·PCI 광학 패키징 기술 부각
“빛의 반도체로 비용 절감·저지연 한계 극복할 수 있어”
TSMC, 독자 기술인 ‘COUPE’ 올 하반기 본격 대량 양산
삼성전자, 이르면 내년 사업화···CPO 턴키 솔루션 강점
삼성전자와 TSMC가 실리콘 포토닉스(광전융합) 기반의 반도체 첨단 패키징을 통해 피지컬 인공지능(AI) 시장으로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 사진=제미나이 생성형 AI 이미지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와 TSMC가 실리콘 포토닉스(광전융합) 기반의 반도체 첨단 패키징을 통해 피지컬 인공지능(AI) 시장으로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정된 공간에서 비용 절감과 초저지연을 구현하기 위해선 피지컬 AI용 반도체에서도 실리콘 포토닉스 기반의 첨단 패키징 도입은 필수라는 제언이 나온다.

1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AI 가속기 시장을 독점 중인 엔비디아를 비롯해 TSMC·삼성전자 등 주요 파운드리 기업들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로 실리콘 포토닉스를 지목하고 공동패키지형광학(CPO)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CPO는 반도체 칩끼리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기존처럼 전기 신호를 쓰는 대신, 빛을 이용해 연결하는 개념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처럼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고성능 반도체 가까이에 실리콘 포토닉스 칩을 함께 붙여 하나의 패키지처럼 만든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반도체 안에서 전기 신호가 오가던 길을 빛의 통로로 바꾸는 기술이다. 빛을 이용하면 기존 구리 배선으로 데이터를 보낼 때보다 신호 손실이 줄고 열 발생도 덜하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고 낮은 전력으로 주고받을 수 있단 장점이 있다.

로봇·자율주행 등 피지컬 AI 기기는 카메라, 라이다(LiDAR), 레이더 등 수십개의 센서로부터 쏟아지는 실시간 고대역폭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데, 데이터센터용 AI 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제한된 배터리와 좁은 공간 안에서 저전력·초저지연으로 대규모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피지컬 AI용 반도체의 경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칩 아키텍처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최근 파운드리 업계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솔루션으로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이 꼽힌다.

브루스 베이스먼트 옴디아 수석 연구원은 이날 서울 양재동에서 개최한 테크 포럼에서 "실리콘 포토닉스를 도입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비용적인 부분이 크다. 새로운 하이퍼스케일 환경에서는 2미터 미만의 모든 연결에 구리를 사용할 수 있는데, 구리의 가격이 매우 높다 보니 CPO와 PCI(광집적회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며, "근거리에서는 여전히 구리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지만, 구리 배선 거리가 1.8미터를 넘으면 데이터 전송이 느려지고 손실이 심해져서 광학 방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제조사들은 구리의 가용성 문제로 인해 광학 기술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단순한 비용 문제 때문만은 아니고, 지연 시간에 대한 부분도 있다"며, "기존 방식은 중앙처리장치(CPU)에서 구리를 거쳐 ADC(아날로그 디지털 변환 회로) 변환기로 연결되는 구조였는데, 이 중간에 칩이 들어가서 신호를 변환하는 기능을 수행해왔다. 이 변환 작업을 거칠 때마다 시간이 지체되고, 전력도 낭비된다"고 부연했다.

해당 변환 칩을 CPU·GPU와 하나의 패키지 안에 붙여버리는 CPO 기술을 통해 신호 변환 거리를 극도로 좁혀서 지연 시간과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단 설명이다.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선두기업인 TSMC는 독자적인 광학 패키징 기술인 'COUPE(Compact Universal Photonic Engine)' 플랫폼을 앞세워 CPO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COUPE는 광학 다이(Die)와 전기 회로 다이를 3차원으로 적층해 신호 손실을 기존 기술 대비 대폭 줄이는 기술이다. TSMC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실리콘 포토닉스 표준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현재 양산 준비를 마치고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대량 생산을 앞둔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협회 SEMI에 따르면 전체 광 트랜시버 시장에서 실리콘 포토닉스 모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4년 약 3분의 1 수준에서 올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실제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은 물론, 자율주행 전문 기업들의 주문형 반도체(ASIC) 패키징에 COUPE 적용을 위한 협력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데이터 이동 속도 차이를 완화하기 위해 임시로 데이터를 보관하는 영역인 메모리 버퍼와 광학 I/O(입출력)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CPO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기 솔루션 양산에 돌입하고, 이후부턴 HBM 등 메모리와 첨단 파운드리 공정, 패키징 기술을 하나로 묶은 CPO 턴키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엔 광통신 모듈 대형 업체의 과제 수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체결한 정부 주관 K-온디바이스 사업 내 무인기향 AI 시스템온칩(SoC) 개발 협력 업무협약(MOU)의 일환으로, 국내 팹리스와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와 협력해 올해 하반기 안에 과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수주로 실리콘 포토닉스 사업의 기반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 영역은 고대역·저전력 데이터 전송 요구가 높아지며 실리콘 포토닉스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실리콘 포토닉스 소자뿐 아니라 첨단 공정과 3D 패키징 기술을 활용한 CPO 사업 기술을 개발 중으로, 다수의 글로벌 대형 고객과 사업화 논의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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