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인재 채용, 지주는 보험사 물색···‘보험’에 주목하는 한국투자증권
상속세 재원 마련·비과세 연금 수령 등 생애주기적 자산관리 서비스 가능
지주사 한국금융지주도 보험사 인수 추진···“사업·계열사간 시너지 노릴만”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보험제휴판매(방카슈랑스) 분야의 인재를 모집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연내 보험사 인수를 추진 중인 지주사 한국투자금융지주(이하 한국금융지주)와 함께 수익 다각화 수단으로 보험 분야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해당 인력을 최장 2년간 연봉계약직으로 경력 채용할 예정이다. 지원 자격 중 하나로, 보험이나 방카슈랑스 관련 실무를 2년 이상 수행한 경력을 명시했다. 입사자는 방카슈랑스에 관한 사내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업무 요건 정의와 함께 방카슈랑스에 관한 제도, 규제를 검토하고 이에 대응하며 제휴 보험사를 관리하는 등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지난 수년간 금융투자협회 채용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고를 조회한 결과 이번에 한국투자증권이 증권업계에선 이례적으로 방카슈랑스 관련 인력을 공개 모집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증권이 지난 2022년 5월 방카슈랑스 관련 업무 개발, 기획, 교육 등 업무를 수행할 인재를 모집하기 위해 게재한 공고가 최신 사례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채용 공고를 올린 것 외엔 향후 계획에 대해 확정된 내용이 없단 이유로 공식 언급을 삼갔다. 다만 업계에선 연금 상품을 다변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험 상품을 낙점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 연금보험, 만 55세 이후 종신형 연금으로 수령하면 비과세 등 장점
한국투자증권은 방카슈랑스 상품을 기존 사업과 연계해 모객, 수익 확대 성과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방카슈랑스 상품으로 연금 보험, 변액보험, 보장성 보험 등의 고객을 모집하고 있다.
해당 상품들은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기존 증권사 연금상품과 비교해 고객이 만 55세 이후 종신형 연금으로 수령하는 등 일정 조건을 갖추면 연금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 장점을 갖췄다.
또한 지난 2023년 9월부터 방카슈랑스 상품으로 추가된 하이브리드형 변액보험은 종신보험과 마찬가지로 피보험자 사망 시 보험 수익자에게 사망 보장 금액이 지급된다. 보험사나 보험대리점은 해당 상품으로 보험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보장 금액을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상속, 증여, 신탁 등 분야는 최근 일부 증권사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자산 관리 서비스의 주요 분야로 다뤄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한국투자증권도 방카슈랑스 상품으로 고객의 자산 관리 서비스의 선택지를 늘리거나 질병·사망 보장, 상속·증여 절세 등 서비스를 추가 제공하는 등 사업 외연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금융지주가 인수할 보험사 매물을 물색하고 있는 점도 한국투자증권의 방카슈랑스 인력 채용과 연결고리를 지닌 행보로 해석된다.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현재 롯데손해보험, 예별손해보험,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인수 매물로서 두루 고려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가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는 건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수익 다각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기록한 연결 조정 전 당기순이익 1조6456억원 중 37.9%에 달하는 6240억원을 증권업 부문에서 거두는 등 의존하고 있다. 같은 기간 메리츠금융지주가 거둔 연결 조정 전 당기순이익 1조5245억원이 손해보험 4661억원(30.6%), 증권업 3004억원(19.7%) 등 영업부문별로 분산된 것과 대조된다.
한국투자증권의 방카슈랑스와 한국금융지주의 보험사 인수는 계열사간 상품 중개 등 직접적인 협력뿐 아니라 자산운용 노하우와 리테일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밖에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투자금융(IB) 사업 부문에서도 계열사간 협업이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이 고객사의 사채, 증권을 발행하는 거래를 주관하면 계열 보험사가 기관 투자자로서 참여해 사업 성과를 확대하는 구조가 예상된다.

◇ 증권가선 "방카슈랑스, 증권사 메인 상품 아니지만 전략적 이점 갖춰"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이 방카슈랑스 상품을 출시해 획기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사들이 그간 방카슈랑스 사업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이익을 창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방카슈랑스 판매 금액 및 판매 비중 공시 자료'에 지난 1~6월 기간 누적 모집액을 1500만원으로 기재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1분기에 기록한 금융투자상품 거래금액이 1352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치다.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해 현재 방카슈랑스를 판매 중인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재무제표상에 관련 수익을 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난 2003년 8월 방카슈랑스가 국내 처음 도입된 후 넓은 지점망을 앞세워 관련 상품을 선제적으로 취급해온 은행에 대적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증권도 앞서 2005년,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방카슈랑스 상품을 출시한 사실을 알리는 등 성과 창출을 시도했지만 현재 유야무야된 형국이다.
증권사들은 이뿐 아니라 방카슈랑스 사업에 관해 각종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성과를 적극 확대하기 쉽잖은 상황이다. 보험업법에 따라 증권사, 은행, 농업협동조합을 비롯한 보험대리점은 제휴 보험사별 매출의 비중을 일정 수준을 초과해선 안되고 지정된 지점 외 경로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한국투자증권의 방카슈랑스 사업이 또 하나의 전략적 수단으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들이 리테일 분야에서 서로 모객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가운데 수익 채널의 다각화가 성과를 좌우하기 때문이란 관측이다.
현재 방카슈랑스를 취급 중인 증권사 관계자는 "방카슈랑스가 주류 사업은 아니지만 고객의 다양한 투자 니즈를 충족시키고 생애주기적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로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다"며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선 방카슈랑스와 지주사의 보험사 인수의 시너지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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