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규제는 업계가 자초한다"…금감원, 간편결제 '최후경고'

이해선 기자 2026. 7. 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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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결제 대응협의체 출범…네이버·카카오·토스 한자리에
공동 FDS·AML 인프라 구축 검토…11월 표준 실무지침 마련
15일 서울 여의도 OneIFC에서 열린 '온라인 부정결제 대응협의체'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이해선 기자]

"규제는 결국 업계 스스로 자초해 만드는 것입니다."

15일 서울 여의도 OneIFC에서 열린 '온라인 부정결제 대응협의체' 출범식에서 이종오 금융감독원 디지털·IT 부원장보는 업계를 향해 이같이 경고했다.

간편결제가 국민 생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지만 개인정보 탈취와 명의도용 등을 악용한 부정결제 사고가 잇따르면서 업계의 자율통제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과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이날 주요 PG사와 학계·보안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 부정결제 대응협의체'를 공식 출범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회의장에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주요 결제사업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부정결제 대응을 개별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닌 업권 전체의 생존과 신뢰가 걸린 공동 과제로 규정했다.

최근 간편결제는 비밀번호 입력을 생략하거나 지문 등 생체정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진화했다. 결제 과정은 간편해졌지만 그 틈을 노린 개인정보 탈취와 명의도용 수법도 한층 지능화됐다.

금융당국은 결제 편의성에만 무게를 두다 사고가 반복될 경우 강한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15일 서울 여의도 OneIFC에서 열린 '온라인 부정결제 대응협의체' 출범식에서 이종오 금융감독원 디지털·IT 부원장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이해선 기자]

◆금감원 "자율규제 실패하면 타율규제 불가피"

이 부원장보는 "간편결제를 포함한 빅테크 사업자의 시장 내 위상이 커진 만큼 그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최근 여러 결제 사업자에서 발생한 부정결제 사고로 소비자 불안과 불편이 커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제 편의성과 보안 사이의 균형을 거듭 강조했다. 이 부원장보는 "보안 강화와 장애 예방을 위해 감독당국이 강한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도 "그만큼 소비자는 결제 과정에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술과 시장의 변화 속도가 법규 개정 속도보다 훨씬 빠른 분야에서는 업계의 자율적인 움직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업계가 선제적으로 보안 기준을 마련하고 자정 능력을 보여준다면 당국도 혁신을 지원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규제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업계가 자율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부작용을 계속 노출한다면 당국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획일적이고 강력한 타율규제의 틀을 씌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혁신을 가로막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원장보는 금융회사와 PG사 사이의 보안 공백도 문제로 짚었다. 그는 "금융회사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이 걸러내지 못한 거래가 PG사의 차단 실패로 이어지는 구조적 취약점이 있다"며 "업권 차원의 통합 대응체계를 신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5일 서울 여의도 OneIFC에서 열린 '온라인 부정결제 대응협의체' 출범식에서 공동위원장을 맡은 김종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이해선 기자]

◆PG업계 "개별 대응 한계…정보 공유 필요"

업계도 개별 기업 중심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김종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은 "간편결제는 이미 국민 생활의 필수 인프라가 됐다"며 "시장이 성장한 만큼 업계가 책임져야 할 몫도 커졌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특히 부정결제 수법이 빠르게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개별 회사가 독자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부정결제 수법이 더욱 교묘해지면서 개별 회사의 인프라와 노력만으로 이를 실시간 방어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협의체가 형식적인 논의 기구에 머물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며 "대형 PG사뿐 아니라 중소형 핀테크사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공동 FDS와 자금세탁방지(AML) 인프라 구축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협의체에 참여한 PG사 관계자들은 "부정결제 대응이 소비자 보호와 직결되는 업계 공통의 과제라는 데 뜻을 같이한다"며 "회사별로 축적해 온 이상거래 탐지 경험과 대응 사례를 적극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표준 실무지침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실무 관점의 의견을 제시하고 지침 마련 과정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협의체는 업계의 즉각적인 보안 수준 제고를 실현하기 위해 ▲FDS(이상거래탐지) 분과와 ▲AML(자금세탁방지) 분과 등 2개 실무 분과로 나뉘어 전문적인 연구와 회의를 전개할 예정이다.

오는 10월까지 실무회의와 현장점검을 진행한 뒤 11월 업계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부정결제 예방·대응 표준 실무지침'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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