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의 추사 김정희 선생을 보여주고 싶었다"

윤신영 기자 2026. 7. 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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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리 예산군관광시설사업소 학예사
이승리 예산군관광시설사업소 학예사가 추사 김정희 선생의 간찰을 소개하고 있다. 해당 간찰은 김정희 선생이 집안 손자의 글씨 연습을 격려하며 보낸 편지다. 윤신영 기자

"추사 이야기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번 기념관에서는 '예산의 추사'를 보여주고 싶었다."

최근 개관한 충남 예산 추사기념관. 전시를 기획한 이승리 예산군관광시설사업소 학예사는 기념관의 차별성을 묻는 질문에 먼저 '예산' 지역을 꺼냈다. 과천은 추사가 말년 예술세계를 완성한 곳이고, 제주는 유배의 흔적이 남은 곳이라면 예산은 추사의 뿌리가 시작된 공간이라는 점을 전시의 중심축으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이 학예사는 "예산에는 추사고택과 묘역, 화암사, 백송 등 추사와 관련된 문화유산이 가장 많이 남아 있다"며 "단순히 추사의 생애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추사가 예산에서 시작됐는가'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새 기념관은 기존 전시관과 달리 유물 보존 환경을 크게 개선한 점도 특징이다. 2017년부터 꾸준히 유물을 수집해 왔지만 이전 기념관은 전시와 보존 환경이 충분하지 못했다.

이 학예사는 "기념관을 새로 조성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이 유물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전시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수장고와 공조시설 등을 갖추고, 예산과 관련된 유물을 우선적으로 수집해 전시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다른 추사 관련 기관과의 차별화였다.

그는 "과천과 제주에서도 추사를 만날 수 있지만 예산에서만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며 "기존 기념관이 복제품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예산군이 직접 수집한 소장 유물을 중심으로 전시를 꾸렸다"고 말했다.

관람객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는 공간은 로비 정면의 '길상여의(吉祥如意)' 아트월이다.

이 학예사는 "'길상여의'는 '모든 일이 뜻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추사의 '길상여의관첩'에서 착안해 조성한 공간으로, 기념관을 찾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기운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도 담았다"고 말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집안 손자의 글씨 연습을 격려하기 위해 보냈다는 간찰. 이승리 학예사는 해당 간찰이 단정하고 정제된 해서풍 서체로 쓰였다고 설명했다. 윤신영 기자

이어 "미디어홀에서는 추사고택의 사계절을 대형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며 "한 번 방문으로도 추사고택의 사계절을 모두 경험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애착이 가는 유물로는 추사가 손자에게 보낸 편지를 꼽았다.

그는 "추사 선생은 편지에 초서를 많이 사용했지만 이 편지는 어린 손자가 읽기 쉽도록 또박또박 정갈하게 썼다"며 "'글을 열심히 쓰라'고 격려하는 내용인데, 글씨를 보고 있으면 손자를 아끼는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 학예사는 새 기념관이 추사를 더 깊이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관람을 마친 뒤 '추사는 이런 사람이었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예산이 추사에게 어떤 의미였는가'를 함께 느껴주셨으면 한다"며 "그것이 이번 추사기념관이 가장 전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충남 예산 추사기념관 전경.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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