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금리차 축소, 엔화 향방에 원·달러도 '촉각'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일본의 장기 국채금리 격차가 이달 초 4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좁혀졌다가 다시 확대되면서 국내 외환시장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일본 장기금리 상승에 따른 일본계 자금의 본국 환류가 엔화 강세로 이어질 경우 원화도 동반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일본의 재정 부담과 높은 미국 금리를 감안하면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으로 갈리고 있어서다.
15일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 차이는 지난 6일 157.3bp까지 축소됐다. 지난 2022년 1월 이후 약 4년 6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이후 미·일 금리차는 다시 확대돼 지난 14일 184.7bp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금리차가 일시적으로 좁혀졌지만 엔캐리 트레이드의 유인이 본격적으로 약화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금리차 축소는 일본 장기금리의 가파른 상승이 주도했다. 일본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 계획과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맞물리면서 일본 국채금리가 뛰었고, 미국 국채와의 격차도 빠르게 줄었다. BOJ는 지난달 정책금리를 연 1.0%로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통상 미·일 금리차가 축소되면 엔화에는 강세 압력이 커진다. 미국 자산의 상대적인 금리 매력이 낮아지면서 저금리 엔화를 빌려 해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기대수익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공적연금기금(GPIF)의 국내 금융자산 투자 확대와 개인 비과세 투자제도(NISA)를 활용한 국채 투자 활성화를 잇달아 언급하고 있다. 일본 국채 수요를 늘려 금리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해외 자금을 본국으로 유도해 엔화 약세를 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일본 정부의 국내 채권 투자 확대 발언이 당장 글로벌 자금 흐름을 크게 바꾸기는 어렵다"면서도 "일본 장기채의 투자 매력이 높아진 만큼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점진적으로 일본으로 환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자금 환류가 현실화할 경우 원화에도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원화와 엔화가 아시아 통화로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데다,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과 SK하이닉스 ADR 상장 추진에 따른 달러 유입 기대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원 환율의 하락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최근 1년 뒤 달러·엔 환율 전망치를 기존 155엔에서 165엔으로 상향 조정하며 엔화 약세 전망을 유지했다. 일본의 재정 부담과 높은 미국 국채금리, BOJ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등을 감안하면 미·일 금리차가 추세적으로 축소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실제 헤지펀드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2017년 이후 최대 수준까지 확대됐으며, 골드만삭스는 엔캐리 트레이드 전략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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