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회사가 농장까지?”…대구 리만코리아, 원료부터 제품까지 직접 키운다
자이언트 병풀 스마트팜 ‘리만팜’ 시설 완비
재배부터 연구·생산까지 원스톱 체계 구축


"화장품 회사에 왔다기보다 첨단 농장을 찾은 느낌이었다."
지난 14일 찾은 제주시 구좌읍 리만코리아의 병풀 스마트팜 '리만팜'. 문을 열자 은은한 풀 향이 퍼졌고, 길게 이어진 재배 베드 위로 일반 병풀보다 훨씬 큰 자이언트 병풀이 일정한 온도와 습도 속에서 자라고 있었다. 재배시설 곳곳에서는 환경제어 시스템이 온도와 습도, 광량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며 생육 환경을 유지하고 있었다.
대구에서 출발한 화장품 기업 리만코리아가 원료 개발부터 생산, 연구개발(R&D), 제조까지 직접 담당하는 수직 계열화 체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료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일반적인 화장품 기업과 달리 독자 품종을 직접 재배하고 연구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원료 경쟁력이 곧 제품 경쟁력
리만코리아가 제주에 구축한 '리만팜'은 회사 측에 따르면 약 100억 원을 투입해 조성한 세계 최초·최대 규모의 병풀 특화 스마트팜이다. 단순한 재배시설이 아니라 자이언트 병풀 연구와 원료 생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연구기지 역할을 한다.
약 4천500평 규모의 시설에는 길이 18m 재배베드 64기와 연구용 13m 베드 24기가 설치돼 있다. 천장에는 자외선 투과율이 높은 ETFE(불소수지 소재의 투명 특수필름)를 적용해 햇빛을 최대한 받아들이도록 했고, 바닥에는 배수가 뛰어난 섬진강 모래를 깔아 병풀 생육 환경을 최적화했다.
리만코리아가 원료 재배에 직접 뛰어든 이유는 품질 경쟁력 때문이다. 화장품 원료를 외부 공급망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관리하면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도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리만코리아는 2019년 자이언트 병풀을 신품종으로 출원해 2022년 품종보호 등록을 마쳤으며, 이에 따라 2042년까지 국내 독점 사용권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농무부(USDA)의 품종보호권(PVP)도 획득해 향후 20년간 미국 내 재배와 상업화 독점권도 확보했다.
회사에 따르면 자이언트 병풀은 일반 병풀보다 최대 5배까지 성장하며, 자체 연구 결과 히알루론산 생산능력은 48%, 콜라겐 발현량은 63%, 폴리페놀 함량은 81%, 항산화 능력은 14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자이언트 병풀을 구분하는 유전자 판별 기술도 확보해 원료 관리 체계를 고도화했다.

◆병풀 넘어 제주 비자클로렐라까지
리만코리아는 병풀에 이어 차세대 기능성 원료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주 비자클로렐라'다. 2016년 김희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제주 비자림 일대에서 발견한 미세조류로,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루테인 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 기능성 바이오 소재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스킨케어 넘어 생활용품까지…글로벌 시장 확대
리만코리아는 독자 원료를 기반으로 제품군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기존 스킨케어 제품 중심에서 벗어나 자이언트 병풀 유래 유산균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밸런스 바이옴', 구강용품, 티슈류, 핸드케어 제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오는 9월에는 제주 비자클로렐라를 부원료로 적용한 눈 건강기능식품 '라이프닝 비전 스펙트럼'도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리만코리아는 2022년 미국을 시작으로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멕시코, 싱가포르, 영국 등에 진출했으며, 올해는 칠레와 스페인, 아일랜드 등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3년 1천만 불, 2024년 2천만 불, 2025년 3천만 불 '수출의 탑'을 3년 연속 수상했다.
강영재 리만코리아 대표는 "리만코리아는 독자적인 원료를 발굴하고 이를 과학적으로 연구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원료와 연구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영진 기자 b0127k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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