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도 반도체에 물려라?...내릴 땐 같이 울고, 오를 땐 소외되는 현대차 딜레마

현대차 주주들의 계좌는 요즘 두 번 운다. 코스피가 반도체 급락에 무너질 땐 지수와 함께 미끄러지고, 반도체가 반등할 땐 나 홀로 소외된다. 최근 한 달 현대차 보통주는 약 36%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보다 낙폭보다 컸다. 자동차는 경기소비재여서 장이 흔들려도 상대적으로 덜 출렁여야 한다는 교과서 논리가 무색해진 것이다. 같은 기간 일본 도요타가 보합권에 머문 것과도 대조된다.
그러나 오를 때는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한다. 15일 오전 9시15분 현재 SK하이닉스는 9.20%, 삼성전자는 6.67%로 상승 중이고, 이로 인해 코스피도 6.15% 상승을 보이고 있지만, 현대차는 겨우 2.14% 상승에 머물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주식에 물려도 반도체에 물려야 구조대가 온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 주가가 하락한 건 기본적으로 실적 때문이다.
지난 12일 증권사들은 1개월 내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현대차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8% 감소한 3조1033억원으로 추정했다. 미국 트럼프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과 원자재 가격 상승, 국내와 유럽, 아프리카·중동 지역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한때 현대차 주가를 올렸던 로봇 프리미엄이 되돌려진 것도 이유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6월 초 급등은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 양산형 폼팩터 공개가 밀어올린 측면이 컸다. ‘자동차’보다 ‘피지컬 AI(인공지능)’ 기대감이 두껍게 실려 있었다. 그러나 기대가 앞서간 만큼 되돌림도 빨랐다.
세 번째는 수급이다. 코스피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 합산 시총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극단적 반도체 편중 시장이다. 이 구조에서 비(非)반도체 종목은 ‘오를 땐 소외되고, 내릴 땐 지수 전체 리스크오프(risk-off·위험 회피)에 휩쓸리는’ 비대칭 위치에 놓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13일처럼 외국인과 기관이 대규모로 순매도하면, 그 매물은 반도체만이 아니라 프로그램 비차익 매도로 시장 전체를 때린다”며 “반대로 반도체가 반등하는 날엔 그 자금이 AI 테마로만 좁게 흘러가 현대차엔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도체 대형주의 하루 변동성이 지수 전체로, 다시 비반도체주로 전이되는 통로가 열린 셈이다. 이 관계자는 “AI 수퍼사이클(초호황)의 과실은 반도체가 독식하는데, 그 변동성의 청구서는 시장 전체가 나눠 갖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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