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전셋값 급등… 강북구 전세가율 79%
전세 매물 부족에 보증금 급등 신고 잇따라
전국 비아파트 착공·준공 물량 동반 감소

올해 2분기(4~6월) 서울 빌라(연립·다세대주택) 전세가율이 60.8%로 올라 9개월 만에 다시 60%를 넘어섰다. 강북구는 한 분기 만에 18.8%포인트 급등해 80%에 육박했다. 시장에서는 전세사기 여파로 위축됐던 빌라 전세 수요가 되살아난 가운데, 임대 매물과 신규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전셋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전세가율은 60.8%로 집계됐다. 전세가율은 주택 매매가격에서 전세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를 단순 환산하면 매매가격이 5억원인 빌라의 전세보증금이 3억400만원 수준이라는 의미다.
서울 빌라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3분기 62.8%를 기록한 이후 9개월 만이다. 전세가율 상승은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빠르게 오르거나, 매매가격이 정체·하락할 때 나타난다. 전세와 매매 가격의 차이가 좁아지면 일부 전세 수요가 매매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자치구별로는 강북구의 전세가율이 79.2%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올해 1분기 60.4%에서 석 달 만에 18.8%포인트 뛰었다. 금천구는 68.2%에서 72.6%로, 구로구는 54.7%에서 70.9%로 상승하며 나란히 70%를 넘어섰다. 노원구도 58.8%에서 68.7%로 올랐고, 중랑구는 64.3%에서 68.0%로 상승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빌라 매매가격은 보합 수준이거나 소폭 오르는 데 그쳤지만 전세 매물은 크게 부족해졌다”며 “전세 수요가 공급을 웃돌면서 전셋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거래 신고 자료에서도 같은 건물·면적에서 보증금 차이가 큰 계약이 잇따라 나타났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청송주택나’ 전용면적 38.37㎡는 지난 5월 29일 보증금 1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신고됐다. 한 달 전인 4월 27일 같은 면적에서 신고된 보증금은 6300만원이었다. 신고 금액이 한 달 사이 6700만원, 106% 상승했다.
금천구 독산동 ‘대우주택’ 전용 39.51㎡도 지난 5월 7일 1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3월 14일 같은 면적에서 신고된 1억원보다 6000만원, 60% 높은 금액이다.
구로구 개봉동 ‘일진파크빌A’ 전용 64.84㎡는 지난 4월 3일 보증금 1억9900만원에 계약됐다. 같은 면적의 직전 신고 금액인 7000만원보다 1억2900만원, 184% 올랐다. 다만 같은 건물과 전용면적이라도 층·호수, 주택 상태와 신규·갱신계약 여부 등에 따라 보증금은 달라질 수 있다.
강북구 미아동의 양정현 으뜸단지내부동산 대표는 “빌라 전세 매물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상태가 괜찮은 매물이 나오면 곧바로 계약될 정도로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서 직접 거주하면서 장기적인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집주인의 실거주가 증가하면 임대차시장에 나오는 빌라 물량이 줄어 전셋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아파트 착공과 준공도 감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5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실제 공사에 들어간 착공 물량은 1만2358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줄었다. 같은 기간 준공된 비아파트도 1만1448호로 3.1%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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