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레버리지 탓에 주가 요동” 美·日·대만도 비판

이혜운 기자 2026. 7. 1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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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株 교란 주범” 지적
코스피 급변동에 증시 충격 받자
“레버리지 살상력 증명” “섬뜩해”
2024년 서울에서 열린 제26회 반도체 전시회(SEDEX 2024)에 전시된 SK하이닉스 제품./로이터 연합뉴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레버리지(지렛대)가 부러졌다.”

대만의 유명 경제 평론가 셰진허(謝金河) 차이신미디어그룹 이사장은 13일 페이스북에 한국 대표 반도체주 투자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실었다. 이날 대만 증시는 TSMC의 호실적으로 상승이 예상됐으나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10%대 폭락한 충격을 받아 1% 상승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셰 이사장이 그 이유로 지적한 건 ‘2배 레버리지 상품’이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의 펀더멘털은 아직 큰 문제가 없지만, 이번 폭락으로 2배 레버리지 상품의 살상력이 실제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는 폭락의 여파로 삼성전자에 이어 일본 키옥시아까지 떨어지며 연쇄적으로 한·일 증시의 폭락을 견인했다”고 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1996년 상장 이후 최대 낙폭(-15.37%)을 기록했고, 일본 키옥시아도 13% 하락 마감했다.

충격파는 태평양을 건너 미국 시장에까지 미쳤다. 13일 뉴욕 증시에서는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가 9% 넘게 폭락했다. 미국 반도체주 샌디스크(-12.6%), 마이크론(-4.3%), AMD(-4.2%)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그래픽=백형선

◇미국·일본·대만도 흔드는 레버리지 상품

최근 외신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단어 중 하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변동성(volatility)’이다. 과거 반도체 주식의 움직임은 ‘미국 증시→아시아 증시’ 방향이었지만, 지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투 톱’이 있는 한국 증시에서 출발해 ‘아시아 증시→미국 증시’ 방향으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5월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 움직임에 2배 베팅할 수 있는 소위 ‘삼전닉스 단일상품 레버리지 상품’이 국내에서 출시됐다. 이후 코스피가 극심한 변동성에 휩싸이고, 이 영향으로 글로벌 반도체 주식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14일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폭락과 폭등을 거듭하는 ‘V’ 자 움직임을 보이며 각각 3.4%, 3.7% 상승 마감했는데, 일본 키옥시아(2.98%), 대만 TSMC(-0.82%)도 주가가 비슷한 모양으로 움직였다.

1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669.01포인트(8.95%) 하락한 6806.93, 코스닥은 전일 대비 38.07포인트(4.55%) 하락한 799.36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10.7% 급락한 254,500원에, SK하이닉스 15.37% 급락한 1,84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스1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0일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급팽창, 운용자산 8조엔이 시장 교란’이라는 기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이 소용돌이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SK하이닉스”라고 보도했다. 미국 블룸버그는 ‘전 세계 시장을 흔드는 한국의 레버리지 ETF’라는 제목의 팟캐스트에서, 개인 투자 열풍과 AI발 반도체 수요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라는 형태로 결합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알렉산더 알트만 글로벌 주식 전술전략 총괄은 “이들 레버리지 ETF가 만들어내는 일일 추가 매수·매도 규모가 섬뜩하다(terrifying)”며 “한국에서 개인 투자자가 레버리지 상품에 과도하게 노출된 상황이 밤잠을 설치게 한다”고 했다.

◇미 금융당국도 수년째 경고

미국 금융당국도 이미 수년 전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개인투자자는 물론 금융 시스템 전반에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주식 한 종목만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출시가 추진되던 2021년부터 해당 상품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 게리 겐슬러 당시 SEC 의장은 그해 10월 “법적으로 상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이 상품은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전문투자자에게도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후 운용사들이 2022년 7월부터 SEC 승인을 우회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들을 내자, 민간 자율규제기구인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가 증권사 등이 일반 개인 투자자에게 구조가 복잡한 이런 상품을 권유·추천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식으로 규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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