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왕실-HD현대중공업 반세기 인연 눈길
울산본사 찾아…유일 기업방문
양국 조선·해양산업 협력 논의
故정주영 창업자부터 이어져온
특별한 파트너십 의미 더해

HD현대중공업은 14일 영국 앤 공주와 남편 티머시 로런스 경,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 등이 울산 본사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앤 공주는 이번 방한 기간(13~15일)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HD현대중공업을 찾았다.
이날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부회장, 주원호 사장 등 경영진이 앤 공주 일행을 접견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분야 기술력과 경쟁력을 직접 소개했다.
이어 한·영 간 조선·해양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방문은 영국 정부가 조선·해양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마련됐다. 앤 공주는 HD현대중공업의 선박·특수선 건조 현장과 엔진 공장을 직접 둘러보고, 세계 최고의 선박 건조 기술 역량을 직접 확인했다. 영국 방산 기업인 롤스로이스(Rolls-Royce), 뷰포트(Beaufort) 등과의 협력 현황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특히 이날 방문은 지난 1977년 양국 간 무역증진 기여 공로로 '대영제국훈장'(CBE)을 받은 故(고) 정주영 창업자 때부터 이어진 영국 왕실과의 인연이 지속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앞서 정주영 창업자는 지난 1983년 영국 런던에서 서울올림픽 유치를 위한 홍보 활동 중 비공식 자리에서 앤 공주와 만나기도 했다.
이후 1992년 11월에는 당시 찰스 왕세자(찰스 3세 국왕), 2008년에는 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가 영국 정부 무역 투자 특별대표 자격으로 울산 HD현대중공업을 찾아 함정 건조 현장을 살폈다.
지난 1970년에는 정주영 창업자가 영국 조선 기술회사 'A&P 애플도어'에 당시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가리키며 설득해 조선소 건립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는 등 HD현대는 조선업에 뛰어든 출발점부터 영국과의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함정 사업을 중심으로 영국 기업과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롤스로이스와는 지난 2012년 한국 해군 호위함 사업을 계기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롤스로이스가 핵심 추진 장비인 'MT30'의 가스터빈을 공급하고, HD현대중공업은 이를 추진 패키지로 통합·공급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해군의 차세대 호위함에 적용되는 설루션이다.
또 함정 승조원용 생존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인 뷰포트는 잠수함용 구명장비 납품을 계기로 2013년부터 HD현대중공업과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필리핀 원해경비함을 비롯한 함정에 다수의 뷰포트 장비가 적용돼 있다.
정기선 회장은 접견에서 "영국은 단순한 협력 국가가 아닌, HD현대의 시작을 함께한 특별한 파트너다"며 "HD현대가 가진 최고의 기술력과 선박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영국 조선·해양 산업 발전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앤 공주는 이날 울산 방문에 앞서 부산항을 찾아 한국과 영국 양국 간 해양 분야 협력 방안을 다졌다.
특히 앤 공주가 총재로 있는 영국 트리니티하우스는 지난해 4월 자국 문화유산인 등대 렌즈를 한국에 영구 임대하기로 해 15일 경북 포항 국립등대박물관에서 점등 행사를 마치고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