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광명 뚝방촌 가보니…찜통더위 나날·물바다 일쑤
폭 1m 안되는 좁은 거리
폭염·악취·침수 등 심각
주민 상당수 70대 이상
폭염 대비 냉방시설 시급

"폭염, 소음, 악취." 14일 오전 10시쯤 찾은 광명시 소하동 안양천변 뚝방길 판자촌(일명 뚝방촌)은 이 세 단어로 요약됐다.
먹구름이 드리운 오전이었지만 기온은 30도 안팎까지 올랐다. 좁은 골목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고, 폭 1m가 채 안되는 거리 곳곳은 마르지 않은 진흙이 가득했다. 이날 밤부터 많은 비가 예고돼 주민들 걱정은 커져만 갔다.
최근 이어진 폭우와 폭염으로 폐기물들이 젖었다 마르기를 반복하면서 코를 찌르는 악취가 뚝방촌 일대를 덮고 있었다. 뚝방촌 입구로 들어설수록 냄새는 더욱 짙어졌다.
입구에는 냉장고와 야외용 개집, 공업용 포대 등이 쌓여 있었고, 지붕 위에는 폐타이어와 가구 목재 등 각종 생활폐기물이 방치돼 있었다.
일명 판자촌이라고 불리는 집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집 안에서는 안방과 거실 사이 천장 틈, 창틀 주변에는 빗물이 스며든 뒤 마른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나무로 만든 가판대와 찬장은 장기간 습기에 노출되면서 곰팡이가 피거나 일부가 썩어 있었다. 거실 뒤편에는 빗물을 막기 위해 급히 설치한 차양도 눈에 띄었다.
비가 오면 물이 새어 양동이를 받쳐야 하고, 폭우가 쏟아지면 아예 물바다가 되기 일쑤다.
뚝방촌 주민 김인자(77)씨는 "비가 오면 지붕에서 물이 새고 벽을 타고 집 안까지 물이 들어온다"며 "며칠 전 비가 많이 왔을 때 집으로 물이 새, 이웃 주민이 차양을 보수해줬다"고 말했다.
지난 9일 경기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최고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을 당시에도 김씨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안양천 인근 저지대에 있는 뚝방촌에서는 배수 문제도 반복되고 있었다. 김씨네 집 현관 앞에는 폭 4~5㎝ 정도의 얕은 홈이 파여 있었다. 그는 빗물이 고이지 않도록 임시로 물길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약계층과 맞물린 열악한 냉방시설도 심각했다.
며칠 전부터 폭염 특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49년째 이곳에 거주한 장모(76)씨 집에는 에어컨이 없었다. 이날 광명시 최고 기온은 32도였다. 골목이 좁고 13명의 주민, 9세대가 밀집돼 있어 현장에서의 체감 온도는 더 높았다.
뚝방촌 주민 상당수가 70대 이상 고령이기 때문에, 폭염에 대비한 냉방시설 설치가 시급해 보였다.
장모씨는 "에어컨은 설치비도 부담이고, 전기요금도 감당하기 어려워 엄두를 못 낸다"며 "어젯 밤에도 너무 더워 선풍기를 틀어놓고서야 겨우 잠들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김도엽 수습기자 ypypp@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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