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농부인줄 알았더니…10억 지원받아 비닐하우스 지하서 대마 재배

대형 비닐하우스에 지하 벙커 시설을 만들어 대마를 재배한 일당이 10억 원대의 정부 지원금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합수본)는 이른바 ‘지하 벙커 대마’ 사건으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구속)와 B씨(불구속)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올해 초 합동수사를 통해 공장형 비닐하우스 지하 벙커에서 대마 134주를 재배하다 적발된 이들은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청년창업형 후계농업경영인' 지원 사업을 악용해 10억 원 규모의 영농 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추가로 받는다.
A씨 등은 실제 농업에 종사할 의사 없이 위장 전입, 허위영농계획서 제출 등의 방법으로 지원 요건을 갖춘 것처럼 지자체와 금융기관을 속인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이처럼 농업인을 빙자해 2023년 7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농지 구입과 스마트팜 설치 명목으로 농협에서 총 9억5,000만 원을 연 1.5% 저리로 대출받았다. 2024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월 영농정착 지원금 명목으로 총 4,364만 원 상당을 챙기고, 농지용 전기 요금 할인 혜택까지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편취한 정부 보조금을 활용해 비닐하우스와 지하 벙커를 구축한 뒤 바질 재배를 가장해 대마를 재배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본 수사 과정에서 2024년 9월부터 대마 22주를 추가로 재배한 사실도 확인해 기존 공소사실에 추가했다.
합수본 관계자는 “실제 영농을 시작하지 않아도 제출된 계획서만으로 청년후계농업인 대상자 선정이 이뤄지고 이후 사후 관리도 취약하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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