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한대로 암세포가 사라진다고?…‘암백신’ 신기술 등장했다

최원석 기자(choi.wonseok@mk.co.kr) 2026. 7. 1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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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주사’ 한 대로 암세포 대부분을 없앨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암세포가 직접 면역세포를 불러들여 스스로 사멸하는 ‘올인원 암 백신’을 개발할 단초가 잡혔다. 연구가 진전되면 성공률이 약 30%에 불과한 면역항암치료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 상하이교통대 연구진은 최근 암세포를 암 백신으로 개조하는 기술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암세포를 면역세포가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방사선 치료 같은 항암 없이도 암세포를 제거한다는 게 연구의 핵심이다.

원래 우리 면역세포는 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하는데, 암 백신은 암세포 속에 있는 단백질을 면역세포에 전달해 알아볼 수 있게 해준다. 문제는 어떤 단백질이 항원으로 작용해 면역세포를 깨우는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존 암 백신이 치료 효과와 효율이 낮았던 이유다.

연구진은 암세포가 가진 항원 전부를 면역세포가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무엇이 효과적일지 모른다면 아예 전부 보여주자는 전략이다. 올인원 암 백신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다.

실험 결과 올인원 암 백신을 투여하면 면역세포의 암 치료 효과가 훨씬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한 항원이 다수다 보니 더 많은 면역세포가 깨어나기 때문이다. 생쥐 대상 전임상 실험에 따르면 올인원 암 백신을 맞은 경우 면역세포가 약 7배나 늘었다.

여러 암종에서 종양의 형성과 성장이 억제됐고 이미 생긴 종양도 크기가 줄어들었다. 일반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흑색종 모델은 종양이 300세제곱밀리미터(㎣)까지 성장했는데 올인원 백신을 투여하니 50㎣ 이하로 줄어들었다. 대장암의 경우 450㎣의 종양이 100㎣ 안팎으로 줄었다.

올인원 암 백신은 주사 형태로 맞을 수 있다. 모든 암세포를 백신으로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 연구진은 암세포 전체에서 3분의 1만 바꾸면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미 개조한 암세포를 백신에 넣어 투여하면 면역세포가 백신을 인식하고 원래 몸 안에 있던 다른 암세포까지 공격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로 암 백신 시장 성장세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프로벤지 등 암 백신은 면역 활성화가 간접적이고 치료 효과가 작았는데 이를 돌파할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암 백신 시장은 매년 11.4%씩 성장해 2030년에는 333억8000만달러(약 49조700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주목받는 카티(CAR-T) 치료제 등 면역항암치료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면역항암치료는 면역을 억제하는 관문을 없애 면역세포를 활성화하지만 치료 반응률이 30% 수준에 불과하다. 암세포를 인식하는 면역세포 자체가 적으면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학계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면역항암치료와 암 백신을 병용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모더나와 머크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흑색종 백신을 병용하는 임상을 진행해 현재 추적 연구 중이다.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키트루다와 간암 백신을 병용하면 치료 효과가 2배가량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선 연구들은 모두 암세포 항원 일부만을 활용해 암 백신을 만들었는데 만약 올인원 암 백신을 병용하면 치료 효과는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상하이교통대의 이번 연구는 아직 인간 임상이 진행되지 않았다. 인간의 암은 실험동물보다 복잡한 만큼 상용화까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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