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AI 서버 이어 ‘피지컬 AI’ 정조준

강민성 2026. 7. 1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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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로봇 제조기업, 국내 배터리 3사 제품 테스트
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로봇제조기업과 공급 협상
삼성SDI, 파우치형 전고체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공략
SK온, 물류·소방·방산용 로봇 등에 공급 계약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AI 데이터센터용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이어 ‘피지컬 AI’ 시장을 정조준 했다.

물류 로봇(AMR)부터 서빙 로봇, 나아가 휴머노이드까지 로보틱스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배터리 3사의 물밑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에이로봇 등 국내 로봇 제조기업들은 국내 배터리 3사 제품들을 테스트하며 상용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상업용 로봇은 물론, 휴머노이드 분야까지 공급 협상을 진행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미국 3대 로봇 기업인 피규어AI, 보스턴다이내믹스, 테슬라를 비롯해 중국의 유명 로봇 스타트업 유니트리 등 글로벌 ‘톱티어’ 제조사들로부터 휴머노이드용 배터리 제품 승인 통보를 받거나 초도 생산분 공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은 정해진 운영 시간 동안 배터리 팩을 수시로 교체하며 구동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충전 시간보다는 ‘고출력성’이 핵심 스펙으로 요구된다.

회사는 이미 2170 (지름 21mm·높이 70mm)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를 로봇용 대표 제품으로 공급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베어로보틱스(원통형 단독 공급), LG전자 ‘클로이드’, 네이버랩스 이동형 서빙 로봇 등 탄탄한 레퍼런스를 쌓은 만큼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함께 휴머노이드 시장도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9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삼성SDI는 파우치형 전고체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공략한다. 회사는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용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최초로 공개하며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복잡한 관절 구동 시 일시적으로 매우 높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이에 따라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을 원천 차단하면서도 전해질 배터리 대비 높은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는 전고체 배터리가 최적의 배터리로 꼽히고 있다.

삼성SDI는 현대자동차·기아와 지난해 고성능 로봇 전용 배터리를 공동 개발한다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사는 배터리 형태를 최적화하는 동시에 출력과 사용 시간을 대폭 늘린 로봇 전용 배터리를 개발할 예정이다. 회사는 고용량 소재 개발과 설계 최적화를 통해 배터리 효율을 개선할 계획이다.

SK온도 ‘인터배터리 2026’에서 현대위아와 손잡고 자사 고밀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탑재된 주차 및 물류 로봇(AMR) 실물을 공개했다. 해당 로봇은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산업 현장에 적용돼 물류 자동화에 활용되고 있다.

소방용 로봇과 방산용으로 현대로템이 제작한 무인 로봇 ‘HR-셰르파’에도 SK온의 배터리가 들어가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아직 휴머노이드가 상용화되지 않은 상황이라 어떤 폼팩터가 적절한지는 계속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는 전체 휴머노이드 가격의 5~1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로봇업계는 고효율·고출력 성능의 배터리가 필수 부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로봇 제조사 관계자는 “로봇은 무거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면 구동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국내 배터리 3사 제품을 모두 테스트해본 후 피드백을 받고 있다. 배터리 기업들이 향후 ‘전고체’를 개발한다면 최고 효율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라이즈 2026’ 에이로봇 부스에서 엘리스M1 로봇이 물류를 옮기고 있다. 강민성 기자.


강민성 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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