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종합특검, 유병호 구속 시도…‘답정너’ 보고서 만들고, 국민감사 청구 잘랐나

허진무·이홍근 기자 2026. 7. 1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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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비리를 제대로 감사하지 못하도록 압박한 혐의를 받는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이 지난 13일 경기 과천시 종합특검 조사실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14일 ‘관저 이전 조작 감사’ 의혹을 받는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유 감사위원은 감사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인테리어업체 21그램의 책임을 축소한 감사보고서를 미리 작성하고, 국민감사 대상에서 ‘관저 예산 남용’ 의혹을 제외해 ‘답정너(답은 정해졌으니 너는 대답만 해)’ 식의 감사를 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종합특검은 이날 유 감사위원에 대해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감사위원은 2022~2024년 윤석열 정부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낸 실세로 정권에 대한 ‘봐주기 감사’를 주도한 의혹을 받아왔다.

감사원은 2024년 9월 21그램이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데도 관저 공사를 맡은 경위에 대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감사원은 그해 5월 최고 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가 1차 감사보고서에 대해 ‘조사가 불충분하다’며 추가 조사를 의결하자 그해 8월 2차 감사보고서를 올렸다.

종합특검은 종합건설업체 A사가 관저 사우나실 등의 증축 공사를 담당했다고 조작한 2차 감사보고서를 감사원이 미리 작성하고 이에 맞춰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 유 감사위원이 개입한 정황을 파악했다. 종합특검은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이 A사를 내세워 합법 외관을 만들고 실제로는 전체 공사를 총괄한 사실을 감사원이 파악하고도 2차 감사보고서에선 숨겼다고 의심한다. 종합특검은 A사에게 지급된 공사 대금이 ‘세탁’을 거쳐 21그램으로 흘러간 정황도 포착했다.

유 감사위원은 2023년 3월에는 당시 관저 감사단장이었던 손모 과장에게 “21그램은 대면 조사하지 말고 서면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감사원은 21그램에서 제출받은 서면 답변서에 의존해 1차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특검은 유 감사위원이 2022년 12월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국민감사를 청구한 4건 중에서 ‘관저 예산 남용 의혹’ 등 2건을 기각·각하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구체적인 단서도 확보했다. 감사원 실무라인에선 예산 의혹 안건도 국민감사 대상으로 올렸지만, 당시 사무총장이던 유 감사위원이 제동을 건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특검은 관저 예산을 불법 전용한 혐의로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을 지난달 구속 기소했다.

종합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는 전날 유 감사위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첫 조사를 받은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종합특검법상 특검 수사 기간은 오는 24일까지로 유 감사위원 구속 시도는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로 보인다. 다만 여권은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 감사위원은 전날 특검 조사실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관저 감사는 감사원 발족 이래 가장 엄정하게 감사한 모범 사례”라며 “특검은 감사인의 통상적 업무를 소재로 영화, 드라마, 무협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허구적 시나리오를 만들었다”고 반발했다.

유 감사위원에 대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오는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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