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외인 팔고 개인 샀는데…6월엔 ‘구천피’ 가더니 이번엔 폭락, 왜? [투자360]

김지윤 2026. 7.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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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들어 외국인 매도세 역대급 수준 치솟아
증시 방어하던 개인 ‘체력고갈’…예탁금 2월 이후 최저
기관마저 ‘팔자’ 가세…심리적 마지노선 7000 붕괴
미국 반도체주 약세와 호르무즈 긴장에 따른 유가 급등 등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14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 등 주요 지수가 표시돼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김지윤·김유진 기자] 올해 코스피 시장을 관통하는 수급 공식은 명확했다. 외국인이 팔면 개인이 사고, 지수는 버티거나 오른다. 1~2월 코스피 지수가 4000에서 6000대로 급등하고, 3월 단기 하락을 거쳐, 4~6월 코스피 지수가 9000을 돌파, 사상 최고점을 찍는 동안 시장을 떠받친 주체는 개인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지수가 장중 최고점인 9385.59를 찍은 뒤 지수는 폭락하고 있다. 13일 종가(6806.93)까지 무려 27.47%나 증발했다. 표면적인 구도는 상반기와 다르지 않다. 여전히 외국인은 팔고 개인은 산다. 다만, 지수의 방향은 정반대가 됐다.

물론 악재는 있었다.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 다시 불거진 미-이란 갈등, 1500원 안팎의 높은 환율 등. 하지만 이같은 악재는 올 초에도 반복됐으나, 그때마다 증시는 빠르게 회복했다. 하지만 이번엔 쉽사리 회복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더욱 거세진 외국인 매도세, 기관의 가세, 약해진 개인의 체력 등이 그 배경에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ETF·ETN·ELW 포함)에서 3140억원을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기관이 18조314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이 14조7020억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했다. 코스피 지수는 작년 말 4212.17에서 1월 말 5224.36까지 올랐다.

2월부터는 외국인의 매도 흐름이 거세졌다. 외국인은 20조4110억원을 순매도하며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13조8620억원, 3조989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는 2월 말 6244.13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3월에는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여파로 외국인과 기관이 나란히 거센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35조1590억원, 기관은 10조4750억원 ‘팔자’에 나섰고, 개인은 41조872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지지했으나, 지수는 월말 5052.46까지 밀렸다.

4월에는 외국인과 기관이 나란히 2조3410억원, 4조38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다시 끌어올렸다. 반면 개인은 차익 실현에 나섰다. 5월에는 외국인이 다시 44조460억원의 매도 폭탄을 투하했으나, 개인이 역대급인 56조5330억원 순매수로 맞불을 놓으며 지수는 또 한 번 상승 랠리를 펼쳐, 8000중반대까지 올랐다. 개인이 외국인 매도를 압도하는 가운데 기관의 매도세가 소폭에 그친 덕분이다.

6월 들어서는 판이 급변했다. 지수는 19일 장중 9385.59로 사상 최고치를 찍기도 했으나, 월말 종가 기준으로는 팽팽한 수급 공방 속에 보합권에 머물렀다. 외국인은 올 들어 월 기준 가장 큰 규모인 45조670억원을 던졌다.

외국인이 반도체 비중을 줄이기 위한 리밸런싱 매도에 돌입한 것도 증시 하락 압력을 키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개인은 56조5330억원을 순매수하며 맞불을 놓았으나, 기관이 12조8440억원을 팔며 수급에 균열이 생겼다.

연기금의 리밸런싱, 5월 말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에 따른 기계적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6월 기관 내 순매도 흐름을 보면, 연기금이 2694억원, 금융투자가 1조1104억원을 순매도했다.

보합권에서 힘을 겨루던 시장은 7월 들어 폭락장으로 돌변했다. 1일부터 13일까지 단 9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14조360억원, 기관은 6조4180억원을 팔았다. 반면 개인은 19조592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합산 매도(20조4540억원)를 방어하지 못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가팔라진 데 더해 상반기 내내 시장을 지탱하던 개인의 화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팽팽한 구조에 균열을 만들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0일 기준 105조5757억원으로, 지난 2월20일(104조1291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4일(139조6947억원)보다는 34조원 적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입금해 두었지만, 아직 주식을 사지 않고 현금 상태로 남아있는 일종의 대기자금이다. 대기자금이 줄었다는 건 그동안 외국인 등의 매도를 받아내며 국내 증시를 떠받쳐 왔던 개인 투자자들의 ‘실탄’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빚투’(빚내서 투자)의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 지난 10일 기준 35조5739억원 수준으로, 2개월여만에 최저치로 쪼그라들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들어 개인은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으나 예탁금은 여전히 100조원대를 유지 중이고, 외국인과 연기금의 리밸런싱도 지수 레벨이 낮아질수록 점차 소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으며, 외국인의 반도체 지분율은 역사적 저점수준까지 하락해 추가 매도 압력도 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8.9% 하락 마감했던 코스피는 이날은 장 초반 상승 전환해 2%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6900선을 회복했다. 전날 대규모 매도에 나섰던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급락분 일부를 만회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37.87포인트(0.56%) 내린 6769.06에 출발한 뒤,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전환한 뒤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장 초반 수급은 전날과 정반대 흐름이다. 전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조2338억원, 1조690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3조8869억원을 순매수하며 이들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이날 장 초반에는 기관을 중심으로 반발 매수가 유입됐고 외국인도 소폭 매수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개인은 순매도 중이다.

전날 급락했던 반도체 대형주도 낙폭 일부를 회복했다. 10시 기준 삼성전자는 5%대 급등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우는 4%대, SK하이닉스는 3%대 상승하고 있다. SK스퀘어와 삼성전기도 2%대 오름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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