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한파 넘는 영화판 생존법 ‘하이브리드’

연승 기자 2026. 7. 1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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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투자·배급 허물어진 경계
극장 사업자 투자·배급 뛰어들고
제작사는 배급에 매니지먼트까지
‘허리급 영화’ 투자 줄자 직접 등판
멀티 전략으로 침체기 돌파 나서
영화 ‘오케이 마담2’의 스틸컷. 사진 제공=CJ CGV

‘왕과 사는 남자’, ‘군체’, ‘살목지’ 등의 흥행으로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영화계가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나섰다. 극장 사업자는 투자·배급에, 제작사는 수입·배급은 물론 매니지먼트까지 영역을 넓히는 등 ‘하이브리드 전략’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극장 사업자인 CJ CGV는 지난해 말 영화 투자·배급 사업을 위해 CGV픽처스를 론칭했다. 첫 메인 투자·배급 영화로 ‘오케이 마담2’를 8월 개봉하고 ‘손 없는 날’도 차기작으로 준비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부터 CJ CGV는 ‘나혼자 프린스’, ‘신의 악단’, ‘시스터’, ‘내 이름은’ 등을 배급했다. 특히 ‘신의 악단’은 누적 관객 145만 명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의 2배가 넘는 성과를 냈다.

영화 ‘오케이 마담2’의 스틸컷. 사진 제공=CJ CGV
영화 ‘오케이 마담2’의 스틸컷. 사진 제공=CJ CGV
영화 ‘신의 악단’의 스틸컷 사진 제공=CJ CGV

CJ CGV가 이처럼 투자·배급에 나선 배경에는 위축된 영화 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CGV픽처스를 통해 최근 한국영화 투자 위축으로 발생한 극장 콘텐츠 부족 문제를 보완하고, 다양한 영화의 투자·배급을 통해 극장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대할 것”이라며 “현재 한국영화 시장은 ‘허리급 영화’가 매우 부족한 상황인데, CGV는 이러한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마티 슈프림’의 스틸컷. 사진 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 ‘암살자(들)’의 포스터. 사진 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 ‘암살자(들)’의 포스터. 사진 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 ‘암살자(들)’의 포스터. 사진 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서울의 봄’, ‘남산의 부장들’, ‘내부자들’ 등 히트작을 잇달아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도 투자·배급·수입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 개봉작 ‘보스’를 시작으로 투자·배급에 본격 진출했다. 최근에는 할리우드 화제작 ‘마티 슈프림’을 배급하며 해외 콘텐츠로 유통 영역을 확장했다. 올해도 유해진·박해일·이민호 주연의 추석 개봉작 ‘암살자(들)’의 투자·제작·배급을 직접 맡았다. 하이브미디어코프 측은 “현재 투자·배급 환경을 고려해 앞으로도 펀딩 등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작품은 직접 추진하려 한다”고 전했다.

음반·드라마·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던 바이포엠스튜디오도 ‘하이브리드 전략’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바이포엠은 출연 배우의 음주운전 이슈로 개봉이 무한 연기됐던 ‘소방관’을 2024년 과감하게 배급하며 주목받았다. ‘소방관’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킨 것은 물론 손익분기점인 250만 명을 훌쩍 넘긴 385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의 스틸컷. 사진 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눈동자’의 스틸컷. 사진 제공=쏠레어파트너스·바이포엠스튜디오

이후에도 ‘승부’, ‘노이즈’,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눈동자’ 등을 잇달아 배급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2024년 개봉해 한국 애니메이션 역대 2위에 오른 ‘사랑의 하츄핑’(124만 명)의 후속작인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을 내달 개봉할 예정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한발 더 나아가 지난해 말 김우빈·신민아 등이 소속된 에이엠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며 매니지먼트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콘텐츠 제작과 배급,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메가박스와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등 중앙그룹 계열사의 회생절차는 영화 시장의 복병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영화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 환경은 여전히 보수적”이라며 “특히 허리급 영화에 대한 투자 공백이 커지면서 극장 사업자와 제작사들이 직접 투자·배급 역량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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