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보완수사 전면 폐지, 사실상 ‘좌초’… 법사위, 반대가 더 많아

윤상호 2026. 7. 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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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차주 정책의총…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 의견 나와
李대통령, 대안 없는 전면 폐지 사실상 제동
장윤기 사건 등에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여론
범여권 법사위원 4명 반대 입장… 통과 힘들어
서영교도 "확실히 대안 마련해 반영하겠다" 강조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강성층이 '검찰개혁' 핵심 과제로 강력하게 추진해 온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사실상 좌초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개혁 과제 추진과 관련해 "요란해선 안 된다"며 사실상 속도조절론을 제기했고 범여권 법제사법위원들 사이에서도 '성급한 전면 폐지 대신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당내 강경파를 필두로 분출했던 전면 폐지론이 힘을 잃고, '실용적 대안 입법'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14일 의원총회를 열고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해 논의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가 끝나고 기자들을 만나 "완전히 보완수사권을 존치하자는 의견은 당 안에서 없다"며 "예외적으로 혹은 제외적으로 일부에 한해서 보완수사권을 허용할 것이냐에 대해 몇 개의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주엔 사회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정책 토론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내세우는 건 장윤기 사건 등으로 여론이 급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사회 개혁 작업 관련) 소리를 많이 지르고 요란하게 하면 멋있을지 몰라도 그렇게 되면 저항 강도가 세지며 성과를 내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혁을 '주사 처방'에 비유하며 "설득을 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며 정당성에 대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며 "순차적이고 실효적으로 추진해 '어느 순간 보니 바뀌었네'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압박해 온 당내 강성층에게 사실상의 '추가 숙의'를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정부·여당은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놓고 극심한 내부 진통을 겪어왔다. 당초 오는 8·17 전당대회와 맞물려 정청래 전 대표가 전면 폐지를 내걸었고, 김민석 전 국무총리 역시 총리 재임 시절 이에 동조하며 강성 당심을 잡기 위한 선명성 경쟁을 벌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통해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경찰 간부인 장윤기 부친과 수사팀이 유착해 사건을 은폐·축소한 의혹이 드러나면서 여론에 급반전이 일어났다.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사건의 진상이 은폐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당초 민주당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태스크포스(TF)가 마련했던 전면 폐지안에 대해 당 내부에서조차 "보완책 없는 폐지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홍기원 의원은 이날 예외적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민주당 법사위원인 김남희, 박균택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고민정·곽상언·문진석·모경종·민홍철·박희승·이소영·주철현 의원도 발의에 참여했다.

이 대통령 변호인 출신인 김동아 의원과 손솔 진보당 의원이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6개 여성단체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 수렴 없는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공식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민주당 법사위원 10명 중 3명이 전면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현재 국회 법사위는 원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나 위원 구성안 기준 민주당 10명, 국민의힘 6명, 조국혁신당 1명, 진보당 1명 등 총 18명 체제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되려면 1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3명에 더해 진보당 손솔 의원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현재 법사위 구도는 전면폐지 찬성은 민주당 7명에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을 포함해 총 8명에 불과하고, 반대가 10명으로 더 많은 상황이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법안을 발의하더라도 법사위 문턱을 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이에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 보호를 제대로 두텁게 하고 범죄자를 확실히 잡을 수 있는 안을 녹여낼 것"이라며 강경 기조에서 한 발 물러섰다.

전문가들은 소모적인 '전면 폐지' 논쟁에서 벗어나 실리적인 제도 정비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입법조사처장을 지낸 박상철 미국헌법학회 이사장은 디지털타임스에 "보완수사권 문제를 단칼에 '전면 폐지냐, 아니냐' 이분법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는 불필요한 갈라치기만 낳을 뿐"이라며 "이 대통령의 메시지 역시 명분 싸움보다는 실익을 따지겠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보완수사권은 전면 폐지가 아니라 잔존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검찰과 경찰의 역할을 모두 아우를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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