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휴전 끝, 적대 행위 공식 재개… 호르무즈 무료 통항 시대도 저무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달 양해각서(MOU) 형태로 합의된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이 사실상 끝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단했던 대(對)이란 해상 봉쇄 및 무력 사용의 재개를 공식화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봉쇄를 복원한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에 "POTUS(미국 대통령)가 전적으로 옳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의 안전하고 확실한 통항을 보장한다면 누구든 서비스의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자국의 통행료 부과를 정당화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군, 나흘째 공습… 협상엔 여지
보호비 명목 20% 통행료 선언도

지난달 양해각서(MOU) 형태로 합의된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이 사실상 끝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단했던 대(對)이란 해상 봉쇄 및 무력 사용의 재개를 공식화하면서다. 다시 위험해진 호르무즈해협은 이란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마저 보호비 명목의 통행료 징수 의지를 드러냄에 따라 2월 말 전쟁 발발 이전의 무료 통항 시대로 돌아가기가 더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총공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봉쇄를 복원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중순 이란과 MOU를 체결하며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반대급부로 이란 항구 봉쇄 조치 해제를 제공했는데, 다시 군을 동원해 이란 왕래 선박을 막겠다는 뜻이다. 이날 미군 중부사령부는 “군통수권자 지시에 따라 미국 동부시간 기준 7월 14일 오후 4시에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해상 교통의 봉쇄를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11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이 자국의 호르무즈해협 관리에 간섭하지 않을 때까지 해협을 다시 봉쇄한다고 천명했다. 이란이 해협 개방 약속을 지키지 않으니 미국도 맞불을 놓은 셈이다.
군사 공격도 공식적으로 재개됐다. 최근 해협 통제권을 놓지 않으려는 이란이 상선 공격을 지속하며 미군 공습과 이란 반격의 악순환이 반복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대이란 적대 행위 재개를 지시했다고 10일 자국 의회에 통보했다. 이로써 의회 승인이 필요 없는 60일간의 군사 작전이 다시 가능해졌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 주장이다. 중부사령부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4시 45분(이란시간 14일 0시 15분)을 기해 군통수권자 지시에 따라 이란을 대상으로 사흘 연속 야간 공습을 개시했다. 이란 당국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오후까지 이란 남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해협 연안의 핵심 거점을 겨냥한 미군의 공격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라디오 채널 ‘휴 휴잇 쇼’에 출연해 이란이 MOU 이행이라는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며 이란을 “오늘 밤도, 내일도 세게 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지하 핵시설 ‘픽액스 마운틴(곡괭이산)’이 공격당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봉쇄가 직접 공격보다 더 효과적이겠지만 나는 (봉쇄와 공격의) 조합이야말로 효과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양국이 다시 전쟁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은 듯하다. 여전히 이란과의 합의가 가능하냐는 이날 백악관 취재진 질문에 “물론 가능하다”고 답했다. 미군의 이란 타격이 남부 해협 연안에 대부분 국한돼 있다는 것도 협상의 여지가 남았다는 사실의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내로남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 통항료도 언급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그는 봉쇄 재개를 알리는 트루스소셜 글에서 “미국이 지금부터 ‘호르무즈해협의 수호자’로 불릴 것”이라며 불안정한 해당 지역에 안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선적된 모든 화물 가액의 20%를 보상받을(reimbursed) 것”이라고 말했다.
글의 맥락상 해협 통항 선박을 위협 중인 이란을 비난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은 있지만, 비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향했다. 먼저 그간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어떤 명목으로든 국제 수로에 통행료가 부과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 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뒤집었다.
이란은 안 되고 미국은 된다는 이중 잣대도 문제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에 “POTUS(미국 대통령)가 전적으로 옳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의 안전하고 확실한 통항을 보장한다면 누구든 서비스의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자국의 통행료 부과를 정당화했다. “20%는 물론 너무 많다. 우리는 공정할 것”이라며 빈정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행료 언급은 ‘미국우선주의’에 호응하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선박 수호로 미국이 “큰돈을 벌게 될 것”이라며 “(호르무즈에 의존하는) 다른 나라들은 아주 부유하고 우리 편이다. 우리가 공짜로 그런 일을 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동 산유국들이 미국의 안보 제공 덕에 부를 누려 왔지만, 더 이상 무임승차는 안 된다는 의미다.
호르무즈해협이 다시 경색에 빠져들 조짐을 보이며 이날 국제 유가는 수직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9.6% 급등하며 배럴당 83.30달러로 마감했는데, 이는 2020년 5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 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오후 9시(한국 시간 17일 오전 10시)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400만닉스 전망에 적금 깼는데…" 돌연 눈높이 낮춘 증권가에 개미 분통-경제ㅣ한국일보
- "난 이제 집 없다" 이 대통령, 분당 아파트 매각 곧 마무리-정치ㅣ한국일보
- 이 대통령 "얼마면 초고가 주택입니까"... 생중계 중 유튜브 댓글로 여론조사-정치ㅣ한국일보
- 이영자, 결혼식서 밝힌 속내 "축의금 엄청 냈다… 혼자 결혼식 하면 안 되나"-문화ㅣ한국일보
- "의대는 생각도 안 했다" 베트남 '전국 수석'이 카이스트 택한 이유-국제ㅣ한국일보
- 2026년에 왜 노무현이 소환되나··· 집권 여당의 생뚱맞은 ‘파묘’ 전대-정치ㅣ한국일보
- '도깨비' 김성겸, 수척해진 근황… 공유·김고은 눈물-문화ㅣ한국일보
- '내란 재판서 울먹' 이진관 판사는 누구... 명태균 사건 유죄·박성재 징역 25년-사회ㅣ한국일보
- "집 뺏긴 국민들, 광장으로 쏟아질 것"... 장동혁, 부동산 토론회 앞두고 집중 공세-정치ㅣ한국일
- "위반 땐 삼성에 하루 500만 원씩 내라"… 법원, 삼전 인력 '하이닉스 이직' 제동 왜?-사회ㅣ한국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