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에 소설 쓴 ‘문학 천재’, 표절로 추락···불공정 아이콘 된 장팡저우와 들끓는 중국[시스루피플]

박은하 기자 2026. 7. 14. 16: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민대 13일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인정
칭화대 교수의 문제제기 약 11개월만
경쟁·실적주의에 대학가 부정 만연 속
불공정의 아이콘이 된 옛 천재 문학신동
바이두 백과

중국 대학가에 학술 부정 이슈가 휩쓸고 있는 가운데 ‘문학신동’으로 이름이 높았던 작가 장팡저우(蔣方舟 ·37)가 석사학위 논문 표절이 인정돼 학위를 취소당했다.

중국 인민대는 13일 웨이보에 올린 공지에서 장팡저우의 2019년 석사학위 논문에 표절이 발견돼 학위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공지에 따르면 장팡저우는 해외 학술지에 실린 논문 일부를 인용 표시하거나 참고문헌에 명시하지 않고 그대로 자신의 논문에 가져왔다. 장팡저우의 지도교수이자 저명 작가 옌련커는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장팡저우도 같은 날 웨이보에 글을 올려 “학교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며 “이번 일로 실망한 독자들과 징계를 받은 지도교수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장팡저우는 1989년 후베이성 상양시에서 태어났다. 작가 샹아이란의 딸이며, 7세 때 첫 소설 <하늘을 열어라>를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이 소설이 1999년 출간되고 후난성 교육위원회의 권장도서로 선정되며 ‘문학신동’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17세 때까지 총 8편의 소설을 출간했다. 이 가운데 11세 때 쓴 <성장>은 동성애를 다뤄 화제가 됐다.

장팡저우는 2008년 칭화대 신문방송학원에 입학하면서 또래들의 밉상이 됐다. 장팡저우의 칭화대 본고사 시험 점수가 합격선에 못 미쳤지만 대학 측이 특별히 입학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장팡저우가 졸업 후 잡지 <신주간> 부편집장으로 일하며 쓴 몇몇 기사에 오류가 발견되자 그의 옛 작품도 어머니가 대필해 준 것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장팡저우는 앞서 2006년 7월 신작 소설 출판기념회에서 한국 인터넷 소설 작가 귀여니(본명 이윤세)가 자신에게 한참 못 미친다고 평가하며 한류 소설의 본질이 ‘사기’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한국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메리 셀리의 프랑켄슈타인을 다룬 석사논문 표절 의혹은 샤오잉 칭화대 철학과 교수가 2025년 8월 블로그를 통해 제기하며 처음 불거졌다. 샤오잉은 인민대 측에 메일을 보내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연달아 폭로했다. 현직 칭화대 교수가 고발자로 나서면서 인민대는 수세에 몰렸다.

인민대는 지난 3일까지 16곳의 인용 표시가 부실하지만 부정행위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고 지도교수만 징계했다. 외부 전문가들이 합류한 조사에서 해외 논문 표절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열흘 만에 학위 박탈에 이르렀다. 대중 여론은 싸늘하다. 온라인에서 “인민대는 평소 논문 저렇게 쓰느냐” “대체 얼마나 더 많은 부정행위가 있었느냐”는 냉소가 따라붙고 있다.

중국에서는 올해 4월 유명 과학 블로거 ‘겅퉁쉐’가 퉁지대, 난카이대 등 유명 대학 고위 교수 5명과 연구팀의 논문 부정행위를 폭로하면서 ‘만연한 학술 부정’이 도마에 올랐다. 취업난이 심화되고 석박사 졸업생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한편 대학들이 질보다 양적 평가를 우선하는 분위기에서 데이터를 조작하고 논문 심사를 허술하게 한다는 사실이 공론화됐다. 가혹한 경쟁과 불공정한 현실에 대한 분노가 대학 내부를 향하는 분위기다.

분노가 불공정하게 지위를 누린다고 간주되는 여성 유명인에게 쏟아지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5월 SNS에서 값비싼 귀고리를 자랑했던 연예인 황양톈톈, 지난해 7월 중국인 최초로 하버드 졸업생 대표 연설을 한 장위룽 등이 ‘금수저’ 논란을 일으키며 대중의 뭇매를 받았다.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국가감찰위원회가 지난해 9월 런위중 베이징대 부총장을 조사한 사실을 밝히면서 군과 공무원, 금융기관을 주로 대상으로 하던 반부패 수사를 대학가로 확대했다. 이 역시 청년층의 불만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됐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