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막힌 오세훈의 부동산 '직언'…"재건축·세제 규제 풀어달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에 관한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하자, '부동산 정책 관련 대정부 건의안'을 서면으로 공식 제출하며 우회적으로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오 시장은 14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부에 제출한 '서울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대정부 건의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건의안은 민간 정비사업, 민간임대, 세제 등 3개 분야 8대 정책과제로 구성됐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 현장에서 의견을 개진하려 했으나 회의 진행 과정에서 발언권을 얻지 못했다. 국무회의 토론 말미에 오 시장이 "총리님, 저 서울시장이 말씀을 좀 드려도 되겠느냐"며 발언을 신청했으나 한성숙 국무총리는 "시장님 의견은 서류로 받겠다"며 제지했다.
이후 회의 막바지 이재명 대통령이 "간단히 인사말을 하시라"며 발언권을 주었으나, 오 시장이 다시 부동산 현안을 꺼내려 하자 이 대통령이 "그 얘기는 나중에 하시라"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 시장은 준비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발언을 대신한 뒤, 오후 브리핑을 통해 서울시가 분석한 주택시장 동향과 함께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오 시장이 제안한 8대 정책과제의 핵심은 '시장 기능 회복'과 '실수요자 보호'다. 민간 정비사업 분야에서는 이주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70%까지 상향하고,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및 법적 상한 용적률을 1.2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담았다.
민간임대 분야에서는 매입형 임대사업자에 대한 LTV 완화와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적용, 기업형 민간임대사업자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특히 정부가 개편을 논의 중인 세제 분야와 관련해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동결과 장기보유특별공제 유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재산세·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조정을 건의했다.
오 시장은 이번 건의안의 배경에 대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1%, 전셋값은 6.8%, 월세는 6.6% 오르는 등 상승세가 뚜렷하다"며 "규제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시민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건의안에는 청년, 신혼부부, 1주택자 등이 겪는 정책 피해 사례도 포함되어 주택 문제가 구조적인 현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 시장은 또 "공급이 뒷받침돼야 시장이 안정되고 서민들도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며 "국민의 삶과 가장 맞닿아 있는 주택 정책인 만큼 이번 건의 사항을 정부 주택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진명 기자 jeans20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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