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코스피밸류, 2008금융위기 때보다 낮다”
블룸버그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 받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급증에 힘입어 올해 코스피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시장의 평가 가치는 오히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지난 9일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6.35배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기록한 6.82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 지난해 10월 기록했던 최근 52주 최고치인 11.98배와 비교하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절반 가까이 낮아진 셈이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77% 상승했다. 다만 이번 상승장은 투자자들이 더 높은 평가 가치를 받아들인 결과가 아니라 기업들의 이익 증가가 예상치를 크게 웃돈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약 170% 상향 조정됐다. 이는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이며, EPS 전망치가 17개월 연속 상향된 것도 9년여 만에 가장 긴 기록이다.
특히 반도체 업황 개선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끌어올리면서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그럼에도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은 비슷하게 반도체 비중이 높은 대만 자취안지수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국 증시가 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반도체 업종 특유의 경기 순환성 등으로 오랜 기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받아왔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이 코스피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인도수에즈 웰스 매니지먼트의 프랜시스 탄 아시아 수석전략가는 “이들 종목에 노출이 크지 않다면 AI 테마와 연계된 포트폴리오 성장 요소를 확보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삭소마켓의 차루 차나나 수석투자전략가는 “한국은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여전히 힘을 갖고 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며 단순한 저평가만으로는 투자 근거가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경쟁사인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경쟁사의 추격과 반도체 업종 특유의 높은 변동성은 여전히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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