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대장 스컹크 ‘귀하신 몸’ 된다...美 정부 멸종위기종 지정 검토

정지섭 기자 2026. 7. 14. 14:2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멸종위기종 지정 위한 1단계 심사 통과
악취 뿜는 천덕꾸러기서 ‘보호종’ 격상 가능성
미국정부가 멸종위기종 지정을 검토하는 평원점박이스컹크./Blake Sasse/Arkansas Game and Fish Commission, USFWS

위협을 느끼면 물구나무를 서고 엉덩이에서 고약한 물질을 분비하는 특유의 습성 때문에 전인류에게 ‘방귀쟁이’로 조롱받아온 비운의 짐승 스컹크. 이 스컹크의 운명이 대역전될 수도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스컹크가 가장 많이, 그리고 널리 서식하고 있는 나라 미국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미국 어류야생동물보호국(USFWS)은 13일 평원점박이스컹크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달라는 검토에 대한 90일간의 예비검토를 마쳤다고 발표하면서 “청원의 타당성을 입증할만한 실질적인 새로운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평원점박이스컹크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할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12개월간의 종합검토를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멸종위기종이 되기 위한 첫단계를 통과하고 본 심사 단계로 돌입한다는 것이다. 평원점박이스컹크는 줄무늬스컹크·동부점박이스컹크 등과 함께 미국에 널리 서식하는 스컹크로 스컹크 치곤 작은 편에 속한다. 아칸소·아이오와·캔자스·미네소타·미주리·네브래스카·노스다코타·사우스다코타·오클라호마·텍사스·와이오밍 등 중서부 평원지역을 중심을오 11개 주에 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눈에 띄게 숫자가 줄어들었다는 우려가 잇따르면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평원점박이스컹크가 멸종위기종 심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023년에도 검토 대상이 됐지만, USFWS는 과학적·상업적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멸종위기종 지정 필요성이 없다며 퇴짜 판정을 내렸다.

3년만에 다른 판단이 나온데 대해 USFWS는 “당시 판단 이후 새롭게 확보된 자료를 분석해보니 평원점박이스컹크가 대평원에서 서식 범위가 축소되고 일부 지역 개체수 급감 징후가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연방 차원의 보호 필요성을 다시 검토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평원점박이스컹크의 멸종위기종 지정 여부는 최장 12개월간 진행될 종합 검토를 통해 가려지게 된다. 이 기간에는 야생동물전문가들이 보다 면밀하게 생태 위협 요인을 분석하게 된다. 향후 평원점박이스컹크에 대해 멸종위기종 지정·지정 불필요·필요하나 당장은 보류 등 세 가지 판단이 내려지게 된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점박이스컹크는 미국 정부의 보호를 받는 ‘귀하신 몸’이 되며 일체의 포획·사냥 등이 금지된다.

스컹크가 미 연방정부가 보호하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는 첫 사례가 되는 것이다. 보류나 지정 불필요 판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최종 예비 심사까지 올라갔다는 점에서 생태적 위상이 예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평원점박이스컹크는 아이오와주에서는 주차원의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있다.

스컹크는 악취 물질을 분사하는 독특한 방어습관으로 스컹크가 살지 않는 지역의 사람들에게까지 이름을 알렸다. 다만 스컹크의 행위는 ‘방귀’보다는 ‘설사’에 가깝다. 스컹크의 항문 부근에는 두 개의 분비샘이 있는데, 여기에 고약한 냄새가 나는 분비액을 저장한다. 대개 노란색을 한 분비액은 천적 대부분을 혼비백산해 달아내게 할만큼 냄새가 강력하다. 피부에 직접 닿을 경우 화끈거림과 따가운 자극을 일으키고, 얼굴에 맞을 경우 일시적 실명 증세까지 올 수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